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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피로→S&P 50일선 붕괴, 산타 랠리 무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작은(?) 뉴스에 AI 무차별 매도
몇 주 동안 부진했던 엔비디아, 오라클, 브로드컴 AI 주식이 어제 반등세를 보였죠. 새벽까지도 시간 외 거래에서 괜찮은 분위기는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정작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가 개장할 무렵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엔비디아 등은 내림세로 출발한 뒤 금세 하락 폭을 벌렸습니다.
몇 가지 뉴스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계약이 확정되면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벗어나 추가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고, 엔비디아 의존도도 낮출 수 있습니다. 아마존으로서는 클라우드 시장 입지를 확대하고, 칩 분야에서도 성과가 될 수 있고요.
하지만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계약은 월가가 싫어하는 '순환투자' 형식입니다. 바이탈날리지는 "아마존과 오픈AI의 거래는 첫째,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현금을 제공해 인위적인 컴퓨팅 및 칩 수요를 만들어내는 '순환 투자' 우려를 높인다. 둘째, 아마존의 트레이니엄 칩의 약진은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지배력이 더 약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AI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라클은 "개발 파트너인 릴레이티드디지털이 최상의 파트너를 선정했으며 이번에는 그 대상이 블루아울이 아니었을 뿐이다. 파트너 선정을 위한 최종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정된 파트너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뉴스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지난 12일 블룸버그가 오라클의 일부 데이터센터 건설이 인력·자재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오라클은 부인했었습니다.
이 뉴스는 AI 관련 투자에 적극적이던 블루아울이 신중하게 돌아섰고, AI 컴퓨팅 인프라 확대를 위한 오라클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 질 것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되면 재무 위험도 커집니다. 이 뉴스는 AI 주식 매도세를 다시 촉발했습니다. 오라클, 블루아울뿐 아니라 코어워브, 아이렌 등 네오클라우드를 포함해 AI 주식 전반이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150bp를 넘어섰고요.
이런 뉴스가 줄줄이 나오면서 AI 주식, 반도체, 빅테크 등 기술주 전반에서 무차별 매도세가 나타났습니다.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마이크론도 장 초반 2% 넘게 오르다가 2% 넘는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모두가 AI에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성 조 기술투자 헤드는 "향후 2년 정도를 보면 AI 지출 규모는 약 7000억 달러 정도인데 이중 그중 90%가 빅테크의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당될 것이다. 오라클과 코어위브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이는 꼬리 위험 구간에서 약간의 우려가 있는 부분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라클, 코어위브에서 드러난 문제는 AI 수요 붕괴나 업계 전반의 경제성에 대한 게 아니라 레버리지가 높은 특정 금융 모델과 관련된 꼬리 위험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시장이 비즈니스 모델이나 재무제표 품질을 구분하지 않고 데이터센터 주식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오픈AI가 1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컴퓨팅 계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2025년 초만 해도 메타의 라마가 지배적 모델로 여겨졌지만 6개월 뒤엔 오픈AI가 가장 앞선 모델로 평가받았고, 최근 구글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모델 경쟁의 변동성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블랙웰 칩을 기반으로 학습된 최초의 AI 모델이 내년 1분기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오픈AI의 리더십에 대해 지금 당장 ‘사망 선고’를 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 월러 "100bp 더 인하…천천히"
증권 시장과 달리 채권 시장은 조용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오후 3시2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4bp 오른 4.153%, 2년물은 0.6bp 오른 3.485%에 거래됐습니다.
패널 토론에서는 청중을 대상으로 차기 의장에 대한 즉석 설문조사가 실시됐는데요. '누가 Fed 의장이 될 것 같나'라는 물음에 36%가 월러, 35%가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장, 28%가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를 꼽았습니다. '누구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는 81%가 월러를, 12%가 워시, 6%만이 해싯을 선택했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되는데요. 정부 셧다운으로 조사가 불가능했던 10월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요. 11월 데이터는 9월 대비, 그리고 전년 대비 수치가 나옵니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2%)보다는 높겠지만, 큰 우려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습니다. 이것도 채권 시장이 안정된 흐름을 보였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근원 CPI가 2개월 평균으로 전월 대비 0.21% 상승(10월 0.25%, 11월 0.16%)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전년 대비로는 11월 2.88%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지난 9월 3.0%, 시장 컨센서스인 3.02%보다 낮은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인플레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골드만은 "향후 몇 달 동안 관세가 월별 물가상승률을 지속해서 올릴 것으로 예상하며, 월별 근원 CPI 상승률은 0.2~0.3%로 전망한다. 2026년 12월이면 근원 CPI 및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대비 2.2% 오를 것으로 본다. 관세 효과를 빼면 두 지표 모두 2.0% 올라 Fed 목표에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내일 CPI 데이터는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주 지적했듯이 회의적으로 봐야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은 조사 기간이 축소되어 통상보다 적은 자료가 수집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물가 추정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이안 링겐 채권 전략가는 "고용 데이터에 대한 미온적 반응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 데이터의 질적 문제점은 CPI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데이터와 관계없이 어느 정도의 회의론은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약하면 Fed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1월 금리 동결을 예상하지만,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니며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내년 초 새로운 Fed 의장이 임명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Fed는 자산 재매입도 재개했습니다. 월가에서는 강세장이 내년까지 지속될 이유로 이런 완화적 Fed를 꼽습니다.
3. 유가 5일만에 반등
유가는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1% 상승한 배럴당 55.9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에는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 에너지 제재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을 거부하면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새 조치는 이르면 이번 주에 발표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4. S&P지수 50일선 붕괴
기술주는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장 막판 하락 폭이 더 커졌습니다. 결국 오후 4시 S&P500 지수는 1.16%, 나스닥은 1.81%나 떨어졌습니다. 다우는 0.47%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IT 업종이 2.19%, 커뮤니케이션서비스가 1.90%, 산업 1.64%, 임의소비재 1.22% 등 4개가 1% 이상 떨어졌습니다. 반면 에너지 2.11%, 필수소비재 0.45%, 소재 0.43%, 부동산 0.28% 등 4개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5. 2025년 산타 랠리 운명은?
S&P500 지수는 6721.43으로 마감했습니다. 6767 부근에 있는 5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어제는 장중 50일 선 밑으로 내려간 뒤 반등했었는데요. 오늘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단기 상승 추세가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