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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실 칼럼] 드라마 '김부장' 속 내 모습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대기업 과장으로 퇴사한 직후, 필자 또한 개인 회사를 설립하며 뜻밖의 현실을 마주했다. 명함 앞에 붙어 있던 대기업 이름이 사라지는 순간, 세상의 시선이 전과 다르게 느껴졌다. 그동안 기대있던 조직의 울타리와 브랜드가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 얼마나 많은 길을 미리 열어주고 있었는지 몸으로 깨달았다. 드라마 속 김 부장이 갑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느끼는 버거움과 두려움은 대기업을 떠난 많은 이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본 칼럼 관련 영상 바로가기 클릭: 박영실교수 YouTube
승진의 관성은 더 이상 리더십을 보장하지 않는다김 부장은 오랜 경력이 쌓였음에도 소통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답이 정해진 질문을 던지고, 팀원의 의견을 듣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인다. 필자가 대기업에서 만난 많은 관리자들 역시 성과 중심의 업무 방식에는 익숙했지만, 구성원의 변화를 이해하고 소통 방식을 현대화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곤 했다. 돌이켜보면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던 듯 싶다.
리더십은 직급과 연차가 당연히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이 시대와 맞는지 끊임없이 돌아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인사와 배치의 파도는 누구에게나 온다드라마에서 울릉도 발령, 명예퇴직 같은 장면은 과장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실제 조직에서 관리자들이 느끼는 불안을 정확히 짚고 있다. 필자는 물론 조직에서 보았던 수많은 관리자들 역시 변화의 파도 앞에서 갈등했고, 누군가는 그 흐름을 읽어 올라섰지만, 누군가는 받아들이지 못해 멈춰 섰다. 드라마 속 김 부장이 본사 지시와 현장의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다 결국 퇴로를 선택하는 모습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리더가 얼마나 큰 위험에 직면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변화 신호를 놓치면, 그 대가는 예상보다 더 크게 찾아온다.
진짜 위험은 위기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나는 문제없다’고 믿는 마음이다김 부장은 사건이 터졌을 때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기보다 외부 요인만을 탓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자기 객관화가 작동하지 않는다. 필자가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보았던 가장 큰 실패 패턴 또한 바로 이것이었다. 시장도, 고객도, 구성원도 바뀌고 있는데, 과거의 방식에 그대로 머문다면 위기는 피할 수 없다. 자기 객관화는 리더가 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문이고, 시대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의 핵심이다. 김 부장의 흔들리는 눈빛은 바로 오늘의 관리자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축소판이다.
변화하는 리더만이 살아남는다: 20여 년간 임원교육을 진행하며 얻은 확신필자는 지난 20여 년간 임직원교육을 진행하며 수많은 리더들의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결론을 얻게 되었다. 변화하는 리더는 끝까지 성장하고, 변화하지 않는 리더는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진다는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는 티 나지 않던 작은 균열도, 조직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현실적인 무게로 다가온다. 필자가 대기업을 떠나 개인 회사의 대표가 되었을 때 느꼈던 감정도 바로 그 무게였다. 이름 앞에서 사라진 브랜드의 후광은 내 실력만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매일 일깨워주었다.
그래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능력이 아니라, 배움을 멈추지 않는 마음이고,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용기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 자기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리더만이 빠르게 변하는 시장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결국 김 부장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나는 지금 변화하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는가. 이 질문에 솔직히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리더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PSPA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글로벌코리아 매너클래스 저자
박영실교수 Personal Image Branding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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