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민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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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민요와 소울, 그리고 재즈의 만남. 소리꾼 ‘정은혜’와 3인조 밴드 ‘까데호’, 비브라폰 연주자 ‘김예찬’의 ‘NAMDO CALLING’ 쇼케이스를 통해 세 음악의 강렬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30여 년 전통 판소리를 이어오며 남도 민요의 명맥을 파고들고 있는 소리꾼 정은혜. 그녀는 일찍이 재즈, 성악 등 타 분야와 국악의 만남을 믹스&매치 해오며 국악의 현대화를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흑인 음악의 소울과 재즈의 즉흥성을 한데 두루 모아냈다.

재즈·블루스·소울 등의 흑인음악 장르를 주로 하여 즉흥적이고 신선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까데호’(기타 이태훈, 베이스 김재호, 드럼 김다빈). 그들 각자는 상업적으로 검증된 세션 연주자들이자, 인디밴드 씬에서 현대적인 뉴 재즈를 가장 활발히 해석해내고 있다. 서사무엘, 정기고, 넉살 등 다양한 타 장르 뮤지션들과 협업해오다 이번엔 민요와의 조화를 도전하게 되었다.

또, 김예찬은 국내에 몇 안 되는 재즈 비브라폰 연주자로서 맑고 아름다운 소리로 재즈씬에 반짝임을 더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본래 클래식 타악기로 음악을 시작하였으나 비브라폰의 특이한 연주기법과 자유로운 표현에 매료되어 재즈 연주자로서의 길을 꾸준히 걸어오고 있다.
그림. © 민예원
그림. © 민예원
개성 강한 세 팀의 만남. 올해 6월 진행된 ‘여우락 페스티벌’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남도 민요를 현대적 음악으로 해석한 열 한 곡이 수록된 앨범 ‘NAMDO CALLING’을 통해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공연의 첫 시작은 까데호의 즉흥 잼으로 열렸다. 사이키델릭한 멜로디로 분위기를 띄워내곤 이윽고 등장한 정은혜. 그녀의 폭발적인 창법은 객석의 모든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판소리에서 익히 듣던 시원시원한 발성에, 재즈에서 들리던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고, R&B에서 들리던 특유의 소울이 와 닿기도 하면서, 정은혜의 목소리 하나만으로 세 팀의 다양한 장르를 한 번에 아우르는 진기한 장면이 펼쳐졌다.
그림. © 민예원
그림. © 민예원
이에 더하여, 까데호의 기타리스트 ‘이태훈’의 실험적인 기타 연주가 정은혜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그녀의 연주를 뒷받침해주었다. 특유의 완숙한 강약 조절은 마치 기타로 민요를 부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전통 민요에 서린 한을 들려주며 국악적 요소를 더해냈다.
그림. © 민예원
그림. © 민예원
베이스의 연주는 판소리의 ‘아니리(말)’을 재현해낸 듯했다. 웅얼웅얼하는 낮은 소리는 꼭 사람이 말을 하는 것 같이 들려서, 국악과 현대 음악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기획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었다.
그림. © 민예원
그림. © 민예원
그 와중 정은혜와 까데호의 만남에 예상치 못한 생기를 불어넣어 준 것은 다름 아닌 비브라폰. 자칫 식상하고 예상 가능할 뻔했던 퓨전 음악에, 생경한 맑은 리듬이 들려올 때마다 신선한 바람이 느껴졌다. 특히, 김예찬의 비브라폰은 아프리카 타악기인 발라폰(Balafon)을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반짝이는 음색뿐 아니라 전통적인 리듬까지 깊이 느껴졌다.
사진출처. 까데호 인스타그램
사진출처. 까데호 인스타그램
전혀 다른 방향, 전혀 다른 색깔의 세 장르가 만난 진기명기한 음악. 쉽게 예상 가지 않는 음악이지만, 그만큼이나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음악을 완성해낸 신선한 시도는 퓨전 음악계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지루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전통 민요와 판소리가, 신나고 대중적인 현대 음악에 녹아나 그 소리에 자연히 많은 이들이 몸을 흔들고 즐기게끔 만들었다. 각 민요의 전통적 의미를 살리며 새롭게 탄생한 뜻깊은 작품. 앞으로 그들의 새로운 민요, 새로운 음악은 어떤 세계를 향해갈지 궁금해진다.

민예원 '스튜디오 파도나무' 대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