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준 군과 윤혜원 양이 지난 7월 열린 국제물리·수학올림피아드에서 받은 상패와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군은 메달리스트 중 가장 높은 총점을 얻어 ‘종합 1위상’도 받았다. 윤양은 여학생 우수 참가자에게 주는 ‘마리암 미르자카니 상’을 받았다.   이솔 기자
이혁준 군과 윤혜원 양이 지난 7월 열린 국제물리·수학올림피아드에서 받은 상패와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군은 메달리스트 중 가장 높은 총점을 얻어 ‘종합 1위상’도 받았다. 윤양은 여학생 우수 참가자에게 주는 ‘마리암 미르자카니 상’을 받았다. 이솔 기자
“세상의 이치를 밝혀주는 학문, 그게 바로 물리와 수학이죠.”

올해 국제물리올림피아드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각각 금메달을 딴 이혁준 군(서울과학고3)과 윤혜원 양(숙명여중2)은 두 학문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두 학생은 ‘정답’보다 ‘이유’를 찾는 공부 방식이 금메달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진리 탐구를 향한 열정을 보여준 두 학생에게 배움의 의미와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해당 과목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혁준 군=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어요. 하늘이 왜 파란지 궁금했는데 ‘빛의 산란’ 때문이라는 걸 알고 신기했죠. 자연의 원리에 관심을 갖다 보니 부모님이 과학책을 많이 사주셨어요. 점점 과학이 좋아졌습니다.

윤혜원 양=수학을 즐기는 분위기에서 자랐어요. 거실에 칠판을 설치해 온 가족이 모여 수학 문제를 풀곤 했죠. 답을 맞히기보다 풀이 과정을 이야기하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즐거웠어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제는 뭔가요.

이혁준 군=‘콕스의 시계’라는 문제가 기억에 남아요. 시계의 운동 원리를 기압 에너지와 열역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문제였어요. 단순히 식을 세워 푸는 게 아니라 운동 방식을 정확히 이해해야 했습니다. 문제를 푸는 데 약 두 시간이 걸렸어요.

윤혜원 양=제곱수와 관련된 문제였어요. 실마리를 찾기 전까지는 어려웠지만 핵심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 풀이 흐름이 단번에 보였어요. 논리적으로 깔끔하게 증명되는 과정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혁준 군과 윤혜원 양이 지난 7월 열린 국제물리·수학올림피아드에서 받은 상패와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군은 메달리스트 중 가장 높은 총점을 얻어 ‘종합 1위상’도 받았다. 윤양은 여학생 우수 참가자에게 주는 ‘마리암 미르자카니 상’을 받았다.   이솔 기자
이혁준 군과 윤혜원 양이 지난 7월 열린 국제물리·수학올림피아드에서 받은 상패와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군은 메달리스트 중 가장 높은 총점을 얻어 ‘종합 1위상’도 받았다. 윤양은 여학생 우수 참가자에게 주는 ‘마리암 미르자카니 상’을 받았다. 이솔 기자
▷두 과목에서 어떤 매력을 느끼나요.

이혁준 군=물리학은 자연의 헌법을 탐구하는 학문이에요. 몇 가지 기본 법칙만으로도 우리 주변의 다양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윤혜원 양=수학은 ‘질서 속의 아름다움’이 있는 학문이에요.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증명된 명제가 모여 하나의 체계를 이루는 점이 놀라워요.

▷대부분은 물리와 수학을 어려워합니다.

이혁준 군=기본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채 문제 풀이에 들어가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물리는 수식이 많다 보니 수학적인 부담도 따르죠. 결국 기초 개념이 탄탄하지 않으면 풀이가 막히고, 그게 과목 전체를 어렵게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윤혜원 양=왜 이런 공식이 생겼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외우기만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수학을 암기 과목이라고 여긴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공식이 만들어진 이유와 과정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분야에서 존경하는 인물이 있나요.

이혁준 군=입자물리학자 이휘소 박사를 존경합니다. 우주의 기본 입자와 힘의 원리를 설명하는 ‘표준모형’ 연구로 세계 과학계에 공헌한 분입니다. 저도 연구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윤혜원 양=마리 퀴리 삶에 감명받았어요. 방사능 연구로 두 차례 노벨상을 받았고 전쟁 중에는 이동식 엑스레이를 만들어 부상자 치료에 기여했죠. 자신의 지식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활용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과 최상위권은 의대를 많이 택합니다.

이혁준 군=저는 물리학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전기나 반도체 기술도 물리학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그중에서도 양자 기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앞으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윤혜원 양=의사보다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외우는 공부보다 원리를 이해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즐겁기 때문입니다. 수학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AI 알고리즘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최적의 경로를 설계하는 것도 수학의 역할이니까요.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