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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기술주 너무 몰렸나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는 0.4~1.5% 큰 폭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의 주가가 일제히 내려가면서 시장을 끌어내렸습니다.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고 상승세가 매그니피센트 7(Mag 7) 주식과 엔비디아 등 일부 AI 종목에 지나치게 치우치면서 시장의 폭이 좁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였지요.
함께 대담을 나눈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도 "10~15% 조정은 시장이 과열된 뒤 숨을 고르는 건강한 조정 과정"이라며 "거시경제 충격에 의한 폭락이 아니라면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증시는 일정한 주기마다 조정을 거치며 체력을 회복한다. 조정은 위기의 신호가 아니라 과도한 낙관론을 식히는 정상적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사모대출 관련, 금융시장이 한 번 요동을 쳤었는데요. 사태를 촉발한 퍼스트브랜드는 설립자 패트릭 제임스를 수억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말 파산했지요.
2. 고평가 대표주, 팰런티어 폭락
팰런티어(-7.95%)가 장 초반부터 8% 안팎의 급락세를 보인 것도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걱정을 부추겼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는 141달러에서 188달러로 높였는데요. "이번 실적은 기대치가 이미 매우 높았던 상황에서 나온 좋은 결과"라며 "이 회사는 AI 상용화로 직접적 혜택을 받는 몇 안 되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도 투자 의견은 중립을 유지했습니다.
베어드도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상향조정하면서도 중립 의견을 지켰습니다. 베이드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61% 성장)와 영업이익률(53%)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남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UBS는 165달러에서 205달러로 목표주가를 높였는데요. "팰런티어는 9개 분기 연속 매출 증가율 가속이라는 이례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펀더멘털은 매우 탄탄하지만, 2026년 예상 잉여현금흐름(FCF) 기준 157배라는 높은 밸류에이션 때문에 중립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테슬라도 3%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지분 1.1%를 보유한 노르웨이국부펀드가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1조 달러 규모 보너스 패키지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노르웨이국부펀드는 과거에도 계속 반대해 왔죠. 각국에서 공개된 10월 판매량이 부진한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중국에서는 전년 대비 9.9% 감소했고요. 유럽 각국(프랑스 제외)에서는 40~8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비디아도 2%대 하락하며 거래를 시작했는데요. FT는 엔비디아 칩(H20) 구매를 금지한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의 전기 비용에 대해 보조금을 늘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미세공정에서 뒤지는 중국산 칩을 쓰면 같은 양의 토큰(컴퓨팅 파워 단위)을 생성하는 데 H20보다 30~50%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3. 엔비디아, 팰런티어 상대로 '빅숏'
영화 ‘빅숏’의 실제 주인공인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 팰런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드러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버리의 사이언애셋은 어제 밤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13F)에서 지난 3분기 엔비디아와 팰런티어 풋옵션(특정 시점에 매도할 권리)을 각각 100만, 500만 주 매수했다고 신고했습니다. 현재 주가로 따지면 팰러티어 주식 9억 달러, 엔비디아 주식 2억 달러에 해당합니다.
4. 셧다운 경제 충격 나타나나
연방정부 셧다운은 오늘 35일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트럼프 1기 때 기록한 최장 기록 35일과 동일한 기록입니다. 내일부터는 새로운 기록을 경신할 게 확실시되고 있고요.
항공편도 마비되고 있습니다. 급여를 받지 못한 항공관제사들이 제대로 출근하지 않아섭니다. 항공편 중단으로 현재 300만 명이 영향을 받았는데요.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1주일 더 폐쇄가 이어지면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부 하늘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이는 "대규모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뉴저지, 버지니아 주지사와 뉴욕 시장 등을 뽑는 (미니) 중간 선거가 있었는데요. 르네상스매크로는 “4일 여러 주의 선거일이 지나면 셧다운 종식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상원은 오늘 하원이 통과시킨 임시예산안(11월 21일까지 자금 지원)을 다시 절차투표에 부쳤지만 또 찬성 54대 반대 44로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 대표는 양당 간 회담으로 "탈출구에 가까워졌을 수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양당이 논의하는 것도 12월 혹은 내년 1월까지만 지속하는 임시예산안입니다.
5. 대법원 IEEPA 심리 시작
내일은 연방대법원을 지켜봐야 합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IEEPA는 상호관세와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펜타닐 관세, 브라질 '보우소나루' 관세, 인도 ‘러시아 원유 구매' 관세의 근거입니다. 1977년에 제정된 IEEPA는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특정 국제 경제 거래를 규제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하지만 이 법에는 관세나 세금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급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라며 관세를 사용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판결을 뒤집어달라고 상고했는데요. “지속적인 무역 불균형과 공급망 취약성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에 해당한다. 외국의 경제적 행위가 국익을 침해할 때 대통령에게 수입과 수출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그에 대한 심리가 시작되는 겁니다. 판결은 연말 이전에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기업과 무역 단체들은 수십 건의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며 관세 철회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법원 제출 자료에서 "현 행정부가 IEEPA를 이용해 사실상 무제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전례 없을 뿐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상원의원들도 상호관세 부과를 중단하라는 결의안에 찬성 51 대 반대 47로 투표했습니다. 이 결의안은 하원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며, 통과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겠지요.
하지만 보수 6대 진보 3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의 행정권에 대한 광범위한 주장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국가 안보나 외교 문제가 제기될 때 더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은 지난 4월 5대 4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의 적 법(Alien Enemies Act)에 따라 베네수엘라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추방을 재개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JP모건이 지난달 무역 및 법률 전문가들을 설문조사 했는데요. 대법원은 하급법원과 같은 판결을 하리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폴리마켓 등 예측 시장에서는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할 가능성을 약 60대%대로 보고 있습니다.
관세가 철폐된다면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JP모건은 시장이 상호관세 도입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불법’ 판결이 나오면 시장 전반과 소비재·수입 업체에는 호재, 관세로 보호받던 일부 업종에는 역풍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관세가 불법으로 판결나면 올해 징수된 165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중 절반 이상이 반환될 수 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IEEPA 관세가 관세 수입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추산합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불법’ 판결 시 관세의 상당 부분을 환급해줘야 하므로 연방 예산에 미치는 영향(세수 축소)으로 인해 채권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백악관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유사한 포괄적 관세를 신속히 다시 부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122조 관세가 150일 후 종료될 때까지, 행정부는 301조 절차를 개시해 주요 교역국에 대해 10% 이상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다만 301조 조사는 몇 달이 걸리므로, 단기적으로는 소규모 교역국·적자국에 대한 관세는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이 시장·재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6. ADP 민간고용 주목
내일은 ADP가 발표하는 10월 민간고용 데이터가 공개됩니다. 아침 8시15분입니다. 셧다운으로 정부 데이터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정부 데이터가 재개될 때까지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JP모건은 "ADP 주간 데이터를 보면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4주 동안 5만7000개 일자리가 생겼다. 이는 최근 고용 감소 후 반전의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월간 보고서는 일자리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월 감소 이후 소폭이나마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오면 환영할 만한 개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민간 고용 데이터를 분석해 ADP 민간고용이 7만 개 늘어났을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만약 고용이 5만 개 이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오면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발언은 조금 더 중립적으로 될 수 있습니다. 어제 비둘기파 성향의 리사 쿡 이사는 12월을 "실시간 회의"라고 표현했고,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죠. 에버코어ISI는 "중도파 비둘기파에 속하는 쿡 이사와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FOMC 내부 여론이 추가 인하에 대해 덜 명확하고 불확실한 쪽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라고 밝혔습니다.
7. 빅테크 줄줄이 급락
주가는 끝까지 내림세를 지속했습니다. S&P500 지수는 1.17%, 나스닥은 2.04%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53% 내렸고요.
8. 셧다운 유동성 부족이 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계속 주장해 왔는데요. 그는 두 가지 이유를 듭니다.
첫 번째, 불확실해진 Fed의 금리 인하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2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는데요. 월슨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가 정해진 게 아니라고 말한 뒤 시장의 12월 인하 확률은 60%대로 낮아졌다. Fed가 소폭만 내린다면 시장 주도권은 여전히 좁고 질높은 주식에만 머물 가능성이 높다. 즉, Fed가 시장 예상에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소형주/저품질주/경기순환주 거래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