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가 큰 폭 하락했습니다. 악재가 나타난 건 아닙니다. 월가 CEO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10~20% 증시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요. '빅숏'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가 팰런티어, 엔비디아를 공매도한 게 불안한 투자심리를 자극했습니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은 한때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1. 기술주 너무 몰렸나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는 0.4~1.5% 큰 폭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의 주가가 일제히 내려가면서 시장을 끌어내렸습니다.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고 상승세가 매그니피센트 7(Mag 7) 주식과 엔비디아 등 일부 AI 종목에 지나치게 치우치면서 시장의 폭이 좁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였지요.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 비율은 23.1배에 달합니다. 최근 5년(19.9배), 10년(18.6배), 20년(16.1배) 평균보다 훨씬 높습니다. 팩트셋은 "선행 P/E가 23배를 넘었던 마지막 시기는 2020년 9월 2일(23.4)이었다. 그러나 23.1배는 지난 30년간 최고 기록은 24.4배보다는 여전히 낮다. 이는 월가가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268.30달러, 내년 304.88달러로 역대 최고치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그렇지 않았다면 P/E는 훨씬 높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의 폭도 매우 좁습니다. 지난 10월 S&P500 지수는 2.3% 상승했는데요. 시가총액이 아닌 모든 구성 종목에 같은 가중치를 두는 동일가중치 S&P500지수(SPXEW)는 2.1% 하락했습니다. Mag 7 주식이 5.4% 뛰는 등 상승세가 일부에 집중됐다는 뜻입니다. 이런 추세는 11월에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S&P500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종목 수로 따지면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이에 지수 상승에도 20일, 50일,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는 종목은 크게 줄었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투자자들이 Mag 7 주식을 사기 위해 모든 것을 내다 파는 것 같은 분위기"라고 지적했고요. 리처드번스타인리서치는 "주식 리더십이 좁은 측면에서 지금까지 2025년은 (닷컴버블이 형성되던) 1998년과 동률을 이룬다"라고 밝혔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부 월가 CEO들이 이렇게 집중된 시장, 높아진 일부 밸류에이션을 걱정한 게 내림세를 촉발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홍콩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시장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꽉 찼다”라고 했는데요. 그는 "앞으로 12~24개월 사이 세계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상승 후 반드시 한 번쯤 후퇴해 투자자들이 다시 방향을 점검하는 시기가 온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10~15%의 조정은 강세장 사이클 속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함께 대담을 나눈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도 "10~15% 조정은 시장이 과열된 뒤 숨을 고르는 건강한 조정 과정"이라며 "거시경제 충격에 의한 폭락이 아니라면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증시는 일정한 주기마다 조정을 거치며 체력을 회복한다. 조정은 위기의 신호가 아니라 과도한 낙관론을 식히는 정상적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UBS의 콜럼 캘러허 회장이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국 보험업계에 시스템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 것도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는 보험업계가 사모신용(private credit) 투자에 몰리고 있는데, 효과적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신용평가사를 돌아다니며 투자 등급을 쇼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캘러허 회장은 이를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 때와 비교하면서 "투자 적격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박스 체크만 하는 작은 신용평가사가 급증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 생명보험사들이 총자산 5조6000억 달러의 약 3분의 1을 사모대출(private debt)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 22%에서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사모대출 관련, 금융시장이 한 번 요동을 쳤었는데요. 사태를 촉발한 퍼스트브랜드는 설립자 패트릭 제임스를 수억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말 파산했지요.

2. 고평가 대표주, 팰런티어 폭락


팰런티어(-7.95%)가 장 초반부터 8% 안팎의 급락세를 보인 것도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걱정을 부추겼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팰런티어는 전날 장 마감 뒤 대단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었죠. 매출은 63% 증가했고요. 특히 상업(민간) 매출은 121% 늘었는데요. '정부 의존도가 높은 방산업체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무색하게 한 것이죠. 순이익은 1억4350만 달러에서 4억7560만 달러로 세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팰런티어는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3억2700만~13억3100만달러로 컨센서스(11억9000만달러)보다 높게 제시했습니다. 알렉스 카프 CEO는 "회사가 얼마 전 분기 매출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그런데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높은 밸류에이션 탓입니다. 주가는 지난 3년간 25배나 상승했으며, 올해만 해도 170%나 상승했습니다. 이에 주가는 내년 예상 이익의 200배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S&P500 평균인 약 23배보다 훨씬 높은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는 141달러에서 188달러로 높였는데요. "이번 실적은 기대치가 이미 매우 높았던 상황에서 나온 좋은 결과"라며 "이 회사는 AI 상용화로 직접적 혜택을 받는 몇 안 되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도 투자 의견은 중립을 유지했습니다.

베어드도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상향조정하면서도 중립 의견을 지켰습니다. 베이드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61% 성장)와 영업이익률(53%)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남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UBS는 165달러에서 205달러로 목표주가를 높였는데요. "팰런티어는 9개 분기 연속 매출 증가율 가속이라는 이례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펀더멘털은 매우 탄탄하지만, 2026년 예상 잉여현금흐름(FCF) 기준 157배라는 높은 밸류에이션 때문에 중립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기술주를 둘러싼 분위기가 악화하다 보니 아침에 좋은 실적을 발표한 우버의 주가도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우버는 3분기 매출이 20%나 늘었고, 사용자 이용 건수는 35억 건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습니다. 월간 활성 플랫폼 이용자 수는 17%, 전체 총 예약액은 21% 늘었고요. 그러나 주가는 8% 안팎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테슬라도 3%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지분 1.1%를 보유한 노르웨이국부펀드가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1조 달러 규모 보너스 패키지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노르웨이국부펀드는 과거에도 계속 반대해 왔죠. 각국에서 공개된 10월 판매량이 부진한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중국에서는 전년 대비 9.9% 감소했고요. 유럽 각국(프랑스 제외)에서는 40~8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전기차 부진은 미국의 10월 자동차 판매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10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5.9% 감소한 1530만 대(연간 환산)로 집계됐는데요. 9월 말로 세액공제가 종료된 전기차의 경우 23.8%나 줄어들었습니다.

엔비디아도 2%대 하락하며 거래를 시작했는데요. FT는 엔비디아 칩(H20) 구매를 금지한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의 전기 비용에 대해 보조금을 늘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미세공정에서 뒤지는 중국산 칩을 쓰면 같은 양의 토큰(컴퓨팅 파워 단위)을 생성하는 데 H20보다 30~50%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3. 엔비디아, 팰런티어 상대로 '빅숏'


영화 ‘빅숏’의 실제 주인공인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 팰런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드러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버리의 사이언애셋은 어제 밤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13F)에서 지난 3분기 엔비디아와 팰런티어 풋옵션(특정 시점에 매도할 권리)을 각각 100만, 500만 주 매수했다고 신고했습니다. 현재 주가로 따지면 팰러티어 주식 9억 달러, 엔비디아 주식 2억 달러에 해당합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버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당시 주가 폭락에 베팅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 유명해졌습니다. 그가 항상 옳은 베팅만 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에 공매를 했다가 상당한 손해를 봤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2023년 4월 "매도하라"(Sell)라는 짧은 말만 자신의 엑스(X) 계정에 남기고 외부 활동을 삼가온 버리는 지난달 31일 X에 글을 올려 "때로는 거품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그에 대해 조치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로는 유일하게 이기는 방법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4. 셧다운 경제 충격 나타나나


연방정부 셧다운은 오늘 35일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트럼프 1기 때 기록한 최장 기록 35일과 동일한 기록입니다. 내일부터는 새로운 기록을 경신할 게 확실시되고 있고요.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에 실물 경제에 문제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4200만 명이 혜택을 받고 있는 영양보조프로그램(SNAP) 자금 지원이 11월 1일부터 중단됐는데요. 연방법원은 정부가 예비 기금을 사용해 SNAP 혜택을 계속 줘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SNAP 혜택은 급진 좌파 민주당이 정부를 재개방할 때만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요.

항공편도 마비되고 있습니다. 급여를 받지 못한 항공관제사들이 제대로 출근하지 않아섭니다. 항공편 중단으로 현재 300만 명이 영향을 받았는데요.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1주일 더 폐쇄가 이어지면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부 하늘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이는 "대규모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으로 인해 4분기 GDP 성장률이 이미 약 1% 감소했으며, 이러한 영향은 11월 중순까지 1.5%, 월말에는 2%까지 증가하리라 추정합니다.

오늘 뉴저지, 버지니아 주지사와 뉴욕 시장 등을 뽑는 (미니) 중간 선거가 있었는데요. 르네상스매크로는 “4일 여러 주의 선거일이 지나면 셧다운 종식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상원은 오늘 하원이 통과시킨 임시예산안(11월 21일까지 자금 지원)을 다시 절차투표에 부쳤지만 또 찬성 54대 반대 44로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 대표는 양당 간 회담으로 "탈출구에 가까워졌을 수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양당이 논의하는 것도 12월 혹은 내년 1월까지만 지속하는 임시예산안입니다.

5. 대법원 IEEPA 심리 시작


내일은 연방대법원을 지켜봐야 합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IEEPA는 상호관세와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펜타닐 관세, 브라질 '보우소나루' 관세, 인도 ‘러시아 원유 구매' 관세의 근거입니다. 1977년에 제정된 IEEPA는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특정 국제 경제 거래를 규제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하지만 이 법에는 관세나 세금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급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라며 관세를 사용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판결을 뒤집어달라고 상고했는데요. “지속적인 무역 불균형과 공급망 취약성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에 해당한다. 외국의 경제적 행위가 국익을 침해할 때 대통령에게 수입과 수출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그에 대한 심리가 시작되는 겁니다. 판결은 연말 이전에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어떻게 판결이 나올까요?

기업과 무역 단체들은 수십 건의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며 관세 철회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법원 제출 자료에서 "현 행정부가 IEEPA를 이용해 사실상 무제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전례 없을 뿐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상원의원들도 상호관세 부과를 중단하라는 결의안에 찬성 51 대 반대 47로 투표했습니다. 이 결의안은 하원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며, 통과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겠지요.

하지만 보수 6대 진보 3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의 행정권에 대한 광범위한 주장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국가 안보나 외교 문제가 제기될 때 더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은 지난 4월 5대 4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의 적 법(Alien Enemies Act)에 따라 베네수엘라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추방을 재개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JP모건이 지난달 무역 및 법률 전문가들을 설문조사 했는데요. 대법원은 하급법원과 같은 판결을 하리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폴리마켓 등 예측 시장에서는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할 가능성을 약 60대%대로 보고 있습니다.

관세가 철폐된다면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JP모건은 시장이 상호관세 도입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불법’ 판결이 나오면 시장 전반과 소비재·수입 업체에는 호재, 관세로 보호받던 일부 업종에는 역풍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관세가 불법으로 판결나면 올해 징수된 165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중 절반 이상이 반환될 수 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IEEPA 관세가 관세 수입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추산합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불법’ 판결 시 관세의 상당 부분을 환급해줘야 하므로 연방 예산에 미치는 영향(세수 축소)으로 인해 채권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백악관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유사한 포괄적 관세를 신속히 다시 부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122조 관세가 150일 후 종료될 때까지, 행정부는 301조 절차를 개시해 주요 교역국에 대해 10% 이상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다만 301조 조사는 몇 달이 걸리므로, 단기적으로는 소규모 교역국·적자국에 대한 관세는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이 시장·재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다른 권한(법)도 많이 활용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실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트럭, 구리, 목재에 대한 품목 관세와 앞으로 추가될 반도체, 제약, 중요 광물 등에 대한 관세는 301조에 근거합니다.

6. ADP 민간고용 주목


내일은 ADP가 발표하는 10월 민간고용 데이터가 공개됩니다. 아침 8시15분입니다. 셧다운으로 정부 데이터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정부 데이터가 재개될 때까지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9월 민간고용은 3만2000개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지난 4개월 중 3개월 동안 일자리가 줄어들었죠. 하지만 지난주 발표를 시작한 주간 데이터를 보면 10월 11일까지 4주 동안 1주 평균 1만4250개의 일자리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ADP는 "미국 경제가 최근의 일자리 감소라는 저점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속도는 더디고 연초와 같은 긍정적인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현재 ADP 10월 민간고용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3만 개 수준입니다.

JP모건은 "ADP 주간 데이터를 보면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4주 동안 5만7000개 일자리가 생겼다. 이는 최근 고용 감소 후 반전의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월간 보고서는 일자리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월 감소 이후 소폭이나마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오면 환영할 만한 개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민간 고용 데이터를 분석해 ADP 민간고용이 7만 개 늘어났을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만약 고용이 5만 개 이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오면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발언은 조금 더 중립적으로 될 수 있습니다. 어제 비둘기파 성향의 리사 쿡 이사는 12월을 "실시간 회의"라고 표현했고,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죠. 에버코어ISI는 "중도파 비둘기파에 속하는 쿡 이사와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FOMC 내부 여론이 추가 인하에 대해 덜 명확하고 불확실한 쪽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라고 밝혔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불확실해진 Fed의 추가 완화로 인해 달러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 반께 0.33% 오른 100.20을 기록해 지난 8월 초 이후 처음 100을 돌파했습니다. 증시 하락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매수까지 가세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런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3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2bp 내린 4.085%, 2년물도 2.2bp 하락한 3.578%에 거래됐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빅테크 줄줄이 급락


주가는 끝까지 내림세를 지속했습니다. S&P500 지수는 1.17%, 나스닥은 2.04%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53% 내렸고요.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빅테크, AI 주식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졌습니다. 팰런티어가 7.93% 내렸고요. 엔비디아(-3.96%) 테슬라(-5.15%) 알파벳(-2.13%) 아마존(-1.84%) 메타(-1.63%) 떨어졌습니다. 메타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무려 16%나 하락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 주식 중에서 애플(+0.37%)만 강보합세를 보였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마이크론(-7.10%) AMD(-3.70%) 브로드컴(-2.93%) 등 반도체 주식도 폭락했습니다. AMD는 장 마감 뒤 3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매출은 36% 증가해 9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월가 추정치인 87억 달러를 뛰어넘었습니다. 이중 데이터센터 매출은 22% 증가한 43억 달러로, 컨센서스 41억4000만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또 4분기 매출은 약 96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컨센서스 92억 달러를 넘었지만, 사실 월가 일부에서는 최대 99억 달러까지 예상하는 등 기대가 컸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업종별로는 ▲IT -2.27% ▲임의소비재 -1.85% ▲커뮤니케이션서비스 -1.53% 등이 급락했는데요. ▲금융 +0.55% ▲필수소비재 +0.52% ▲헬스케어 +0.40% ▲부동산 +0.31% 등은 올랐습니다. 돈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기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은 곳으로 옮겨간 것이죠.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비트코인은 한때 10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고요. 20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10만4315달러 근처에서 지지선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리처드번스타인리서치는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암호화폐를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암호화폐와 금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낮다. 유동성이 암호화폐 강세의 원동력이며, 금은 암호화폐 하락장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8. 셧다운 유동성 부족이 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계속 주장해 왔는데요. 그는 두 가지 이유를 듭니다.

첫 번째, 불확실해진 Fed의 금리 인하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2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는데요. 월슨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가 정해진 게 아니라고 말한 뒤 시장의 12월 인하 확률은 60%대로 낮아졌다. Fed가 소폭만 내린다면 시장 주도권은 여전히 좁고 질높은 주식에만 머물 가능성이 높다. 즉, Fed가 시장 예상에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소형주/저품질주/경기순환주 거래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두 번째, 단기 자금 시장의 혼란입니다. 최근 Fed의 레포 창구에 몰리는 단기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하루짜리 금리가 기준금리 이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Fed가 12월 1일부터 양적 긴축(QT)을 종료하기로 했지요. 윌슨은 "단기 자금 시장 혼란(유동성 부족 신호)이 지속한다면 특히 일부 투기적 성향이 강한 쪽에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시장의 우량 종목들이 계속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고평가 테크 급락…불길한 '빅숏' vs 건강한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런 자금 시장 혼란은 Fed가 QT를 통해 과잉 유동성을 많이 제거한 탓일 수 있지만, 셧다운으로 인해 연방정부가 돈을 안 쓰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재무부의 일반계좌에 예치된 현금은 1조 달러에 육박합니다. 재무부 목표가 8500억 달러인데요. 이를 넘어 현금이 쌓이고 있는 것이죠. 린알든인베스트먼트의 린 알든 설립자는 "지난 2019년 QT 종료를 촉발한 단기 자금 시장 혼란도 빠른 TGA 현금 증가가 큰 촉매제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셧다운이 풀려야 개선될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