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틴더" 10대들 폭로에 '발칵'…1600만명 몰렸다

10대 대상 앱 '위즈'
'성착취 통로'로 활용
"어린이용 틴더" 지적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대 청소년들이 새로운 친구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출시된 한 애플리케이션(앱)이 '어린이용 틴더'나 다름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10대들은 이 매체를 통해 '위즈'가 사실상 기존 데이팅 앱과 유사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위즈는 프로필을 스와이프하는 방식으로 작동되는데 이는 데이팅 앱 '틴더'와 유사한 구조다.

위즈는 12~18세를 주요 사용자층으로 삼고 있다. 이 앱은 2023년 기준 사용자 약 1600만명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현지 10대 청소년들은 이 앱이 성인과의 성관계 약속을 잡는 데 쓰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맨해튼에 사는 한 16세 청소년 A양은 "위즈는 어린이용 틴더 같다"며 "말 그대로 틴더를 생각하면 되는데 만나거나 데이트를 하려는 목적으로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위즈에 가입했을 당시 "하루에 60개 정도 알림을 받았던 것 같다"며 "어떤 메시지는 '예쁘다'와 같은 건전한 내용이었지만 다른 메시지들은 더 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고 사람들이 직접 만나자고 요청하는 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앱은 사용자에게 생년월일과 연령 확인을 위한 얼굴 스캔 등 생체 인식을 요구한다. 회사 측은 "사용자 프로필 일관성 검사를 끊임없이 수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플로리다에선 한 20세 남성이 위즈를 활용해 자신을 16세라고 속인 뒤 14세 소녀에게 접근한 사실이 수사기관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이 남성은 수사 당국에 붙잡혔다.

워싱턴에서도 올해 초 위즈에서 알게 된 11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19세 해병대 소속 군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시카고에선 27세 남성이 자신을 10대라고 속인 다음 10대 소녀들을 성폭행했다.

미국 국립성착취예방센터가 위즈의 성 착취 문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지난해 초 주요 앱 마켓에서 일시적으로 삭제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모든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스티븐 볼캠 가족온라인안전협회(FOSI) 설립자는 "중요한 것은 성인 남성이 15세 소년으로 가장해 10대 소녀뿐 아니라 10대 소년들과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앱의 안전 요소는 마땅히 있어야 할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위즈 대변인은 뉴욕포스트에 "(해당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온라인에서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