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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식집사'를 위한 가을 분갈이 안내서
가을 분갈이는 뿌리 숨통 띄우고 겨울 준비
선선한 날씨는 식물 성장과 회복에 도움
영양제는 분갈이 2주 뒤부터…과하면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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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식집사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분갈이 신호가 있다. 기르는 식물 화분의 밑구멍으로 뿌리가 삐져나오거나, 새잎이 점점 작아지거나, 성장이 멈췄다면 그때가 적기다. 화분의 흙이 딱딱하게 굳어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거나 곰팡이, 날벌레가 생기는 것도 신호로 볼 수 있다.
| 분갈이가 필요한 신호 1. 뿌리 - 화분 바닥 구멍으로 뿌리가 삐져나온다. - 흙 위로 뿌리가 올라와 보인다. - 뿌리가 엉켜 흙보다 뿌리가 더 많이 보일 정도로 빽빽하다. → 뿌리가 숨 쉴 수 없는 상태로, 새로운 흙과 공간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신호다. 2. 잎 - 새잎이 나오는데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 영양분을 주는데 잎 색이 옅어지고 노랗게 변한다. - 성장이 멈춘 듯 잎이나 줄기가 더 자라지 않는다. → 뿌리 공간 부족으로 영양 흡수가 안 되는 징후다. 3. 흙 - 물을 줘도 금세 물이 화분 구멍으로 쑥 빠져나온다. - 흙 표면이 딱딱하게 굳거나 오래된 흙 특유의 냄새가 난다. - 흙에서 곰팡이나 날벌레가 자주 생긴다. → 흙이 오래돼 통기성과 배수력이 떨어졌다는 증거다. |
분갈이는 단순히 화분을 갈아준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식물의 생장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작은 화분 속에서 뿌리가 얽히면 영양분 흡수가 막히고, 오래된 흙은 굳어 통기성과 배수력이 떨어진다. 새 흙으로 식물의 집을 갈아주고 뿌리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식물에 숨통을 틔워주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코스다.
| 분갈이 준비물 화분, 흙(배합토), 배수층 재료(마사토나 작은 자갈), 장갑과 작은 삽, 가위, 물뿌리개나 호스(물주기 용도), 매트나 신문지 |
방법은 간단하다. 초보 식집사를 위한 분갈이 화분은 기존보다 한두 치수 큰 화분으로, 바닥에 물 빠짐 구멍이 있는 화분으로 준비한다. 흙은 배수와 보습 균형이 있는 피트모스와 펄라이트, 마사토가 고르게 섞인 흙을 고른다. 시중에 판매하는 분갈이 흙을 구매하면 된다. 필요한 도구로는 장갑과 작은 삽, 상한 뿌리를 제거해 줄 가위가 있으면 좋다. 그 외에는 실내에서 한다면 바닥을 보호할 매트나 신문지를 준비해 둔다.
플라스틱 화분은 양옆을 주무르듯 눌러 식물을 빼내고, 도기 화분은 가장자리 안쪽에 긴 꼬챙이를 살살 넣어가며 틈을 만들어 화분 구멍에 손가락을 밀어내 빼낸다. 이때 식물 뿌리가 검게 변했다면 상해서 제구실을 못 하는 상태이니 가위로 잘라낸다. 뿌리를 많이 잘라냈다면 일부 가지를 쳐내 식물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좋다.
| 분갈이 팁 1. 플라스틱 화분은 주무르듯, 도기 화분은 화분 구멍에 손을 넣어 누르며 식물을 빼낸다. 2. 15㎝ 넘는 크기의 화분에는 배수층을 깔아주고, 그 이하 화분에는 분갈이 흙으로 채워도 무방하다. 3. 초보 식집사라면 시중에 파는 분갈이용 흙을 구매해 활용한다. 4. 분갈이를 1차로 하고 난 후 화분 아래 구멍에서 물이 서너 번 이상 나올 정도로 충분히 물을 준 뒤 흙이 다져져 화분에 공간이 생기면 흙을 좀 더 채워주고 마무리한다. |
분갈이를 마친 후 관리도 중요하다. 분갈이한 직후에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관리한다. 겉흙이 마르기 전까지는 물을 주지 않는다. 영양제는 2~3주 뒤 뿌리가 안정된 다음 적은 양을 주는 것이 좋다. 뿌리에 상처가 난 상태이므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잎이 많은 식물에는 질소 성분이, 꽃을 피우는 식물에는 인산 성분이 효과적이나 종합영양제를 소량씩 주어도 무방하다.
몬스테라, 스킨답서스, 고무나무 같은 관엽식물은 분갈이가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흙은 배수성과 보수성이 균형 잡힌 배합토를 사용한다. 화분은 기존보다 한 치수 큰 것으로 고른다. 기존 화분을 써야 한다면 뿌리를 조금 잘라내어 화분 내 뿌리가 자랄 공간을 만들어주면 된다. 분갈이 후 잎이 큰 식물은 잎을 젖은 천으로 닦아 광합성을 돕는 게 좋다.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은 식물 자체에 물이 많아 분갈이할 때 배수가 잘되는 흙을 사용해야 한다. 굵은 마사토와 펄라이트나 모래 등을 절반 이상 섞으면 좋다. 웃자라 절단해야 하는 경우 절단면을 2~3일은 말려 물기가 어느 정도 마른 후에 심어야 썩지 않는다. 특히 다육식물은 분갈이 직후 물을 주지 말고, 1주일 후 뿌리가 자리 잡으면 월 2회 정도 적은 양으로 관리한다.
필자도 물론 분갈이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첫 식물이었던 유칼립투스가 잘 자라다가 분갈이하고 나서 1년이 넘도록 생장을 멈췄다. 나중에 알았는데 호주 식물들은 예민해서 분갈이할 때 뿌리를 많이 자르면 생장이 멈추거나 심하면 죽기도 한다. 호주 식물처럼 최대한 뿌리를 건드리지 않고 분갈이해야 하는 식물들도 있다.
분갈이는 1년에 한 번은 꼭 필요한 관리다. 뿌리 상태를 확인하고 흙을 교체하는 과정만으로도 식물의 생장은 확연히 달라진다. 초보 식집사라면 이번 가을을 분갈이의 좋은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이영미 플로라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