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정용진 등 정재계 거물 뭉친다…'록브리지 코리아'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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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엔 '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트럼프 행정부 소통할 대화 채널 급부상
이사진 "한미동맹 강화, 부강한 나라 만들자"
트럼프 행정부 소통할 대화 채널 급부상
이사진 "한미동맹 강화, 부강한 나라 만들자"
이사장에 Mr.쓴소리 김해영
24일 정재계에 따르면 록브리지 코리아가 최근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우승 전 한양대 총장, 박병은 1789파트너스 대표, 리처드 차이 대만 푸본그룹 회장 등 이사진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갖고 공익재단 설립 절차에 착수했다. 정용진 회장, 김부겸 전 총리, 박재완 전 장관 등 정재계 거물도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록브리지 코리아를 이끌 이사장은 김해영 전 의원이 맡기로 했다. 그는 진보진영의 대표적 험지로 분류되는 부산 연제구에서 30대 나이로 당선돼 파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당 내부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 민주당의 대표적 소장파 의원이다. 김 이사장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와 장기적 안목의 정책 연구가 꼭 필요한 시점”이라며 "록브리지 코리아와 함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할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참여 배경을 밝혔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 거물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김 전 총리와 박 전 장관은 양극단으로 치닫는 한국의 정치 문화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록브리지 대만을 이끌기로 한 리처드 차이 회장과 산학협력 분야의 산증인인 김우승 전 총장도 록브리지 코리아의 외연 확장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트럼프 주니어,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등 록브리지 핵심 멤버가 참여한 투자회사 1789파트너스의 박병은 대표도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총리와 박 전 장관은 “지금 한국은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록브리지 코리아가 진영을 초월한 싱크탱크로써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세상에 없던 싱크탱크 만든다
록브리지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가 2019년 공동 창립한 정치 후원 단체다.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털시 개버드 정보국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록브리지 멤버들이 트럼프 행정부 요직을 꿰차면서 미국 내 가장 강력한 정치 네트워크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록브리지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한 트럼프 주니어도 록브리지 활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의 정신적 멘토인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는 록브리지에 거액을 후원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이 그룹의 멤버다.록브리지 코리아는 학자 관료 정치인 언론인 등 한국의 파워엘리트 집단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국가의 장기 비전을 설계하는 정책 개발 기능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록브리지 코리아는 현실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미국과 성격을 달리해 싱크탱크 형태로 설립된다. 헤리티지 재단, 브루킹스 연구소, 노무라종합연구소 등 해외 연구소를 벤치마킹한다는 복안이다.
록브리지 코리아 이사진은 여야 정쟁에 함몰된 한국의 왜곡된 정치문화를 바꾸고,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의기투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좌우 이념 논쟁을 할 때가 아니라 '국익'과 '실용'에 방점을 찍고 국가 생존을 고민해야 할 위기상황이라는 것이 이사진의 공통된 의견이다.
록브리지 코리아의 연구 분야는 외교 통상 산업 분야를 아우를 전망이다. 우선 폭넓은 연구를 통해 새판이 짜이고 있는 국제질서를 헤쳐나갈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장기적 안목으로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일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중동을 아우르는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기관 및 기업과 공동연구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
미국과의 강력한 네트워크가 록브리지 코리아의 최대 강점이다. 록브리지 코리아는 물밑에서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결정 라인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미국 지도층의 '진짜 생각'을 읽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처럼 한미관계의 중요성의 부각되는 시점에 중요한 '전략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특히 김해영, 김부겸, 박재완 등 록브리지 코리아 이사진을 베선트 재무장관, 러트닉 상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 미국 내각과의 주요 대화 채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창립총회에 참석한 정용진 회장은 “한미동맹 강화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록브리지 코리아는 록브리지의 글로벌 확장이 미국의 우익 사상을 전파하려는 목적이라는 시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록브리지라는 네트워크 아래 각국의 엘리트 집단이 교류 협력하면서 공존 방안을 모색하자는 게 록브리지가 글로벌 확장을 도모하는 이유라는 점에서다. 록브리지 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록브리지는 이사진을 중심으로 각국의 상황에 맞게 운영의 묘를 살리자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록브리지 코리아는 독립된 연구기관으로 국익 우선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록브리지 네트워크의 글로벌 외연 확장에 아시아의 대표 기업인들이 참여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국은 정용진 회장이 사재를 털어 운영자금을 기부하는 등 록브리지 코리아의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정 회장은 록브리지 코리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 네트워크가 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리처드 차이 푸본그룹 회장은 대만 록브리지를 책임지기로 했고, 일본 정재계 거물들도 대거 일본 록브리지에 합류할 계획이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등 미국의 대표적 테크 거부들도 록브리지의 일원이다. 이들이 록브리지를 매개로 함께 대화하면서 미국과 동북아시아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함께 머리를 맞댈 가능성도 제기된다. 록브리지 코리아가 한미 경제 협력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 록브리지에 참여한 기업인들은 동북아 국가간 경제협력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록브리지 코리아 창립 총회에 참석한 리처드 차이 회장은 "록브리지의 강력한 네트워크가 한국과 대만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여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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