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佛 재정 위기…글로벌 금리 다시 출렁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지난 2일 글로벌 금리 급등 후 금리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재정적자 확대 우려와 유럽의 정치 불안은 선진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 총리가 제시한 내각 신임투표안에 대해 야당은 불신임 의사를 표명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높아지며 내각 붕괴 위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프랑스 30년 국채 금리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모두 ▲ 다수당 부재에 따른 정책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 ▲ 팬데믹 이후 저성장 국면이 지속돼 경기 부양의 필요성 증대 ▲ 극우정당 지지율 상승세에 직면해 있다. 언급한 3가지 특징이 모두 재정지출 확대를 초래하고 있다. 재정적자 부담이 높아지며 유럽 장기금리는 하반기 중 상승폭이 확대됐다.
단기간 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재정 이슈
유로존 국가들의 정치적 양극화 및 재정 확대 문제는 단기간 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로 판단된다. 독일과 프랑스는 연립 정부 체제가 조성되며 정책 조율이 어려워졌다. 이 상황에서 극우정당은 꾸준히 포퓰리즘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은 국방비 지출, 복지 수요 확대 등 정부지출을 늘려야 하는 정책들이 상존해 있다. 팬데믹 이후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기성 정당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이는 극우정당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점, 의회가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재정 이슈에 대한 경계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IMF에서도 프랑스 정부부채가 꾸준히 늘어나 중기적으로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2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는 8일에는 프랑스 내각 신임 투표가 진행된다. 프랑스 여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바이루 총리가 의회에서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판단된다. 투표에서 과반이 불신임안을 지지하면 총리는 사퇴해야 한다. 하반기 동안 프랑스 정치적 불확실성 심화 우려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 장기금리 상승세가 일단락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의 재정 펀더멘털이 더 심각한 상황
미국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최근 S&P는 감세법안 통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분을 관세 수입이 일부 완화해줄 수 있다고 판단해 미국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 5~7월 중 관세수입 합계는 760억달러로 급증했다. 동일한 규모의 관세수입이 10년 간 지속적으로 걷힌다고 가정한다.텍스 파운데이션(Tax Foundation)에서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로 인한 재정적자 추가 확대 규모를 10년 간 -3.7조달러로 추정했다. 관세수입이 재정적자 부담을 일부 완화해 줄 수 있겠지만 중기적으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7% 정도로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이 기축통화국인 점을 감안해 EU보다 재정준칙 기준을 완화하더라도 -6%대 후반에서 재정적자 규모가 축소되지 않는다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신뢰도는 점차 낮아질 수 있다. 또 관세 부과가 장기화되면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 등에 무역량 감소로 관세수입이 예상보다 걷히지 못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적자 확대폭이 더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높아지면서 외국 중앙은행 등 공적 기관의 미 국채 투자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현재 미국 국채시장 규모가 29조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 기준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비중은 31%로 2024년(33.0%) 대비 축소되고 있다. 2017년에는 40%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하반기 미 국채 투자전략은 듀레이션 축소를 통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인플레 경로는 3분기 기업의 비용 전가 강도에 달렸지만 아직 소비지출이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상당 부분의 생산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 상승률은 월평균 +0.3%(전월 대비)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관세 영향이 불확실한 국면에서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미 국채 금리 상승 국면을 예상한다.
한국, 재정 우려 비교적 작지만 글로벌 금리 상승에 유의
일본도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야당이 소비세 감세를 주장하면서 세수 감소 및 재정적자 부담이 높아졌다. 정치적 불안과 재정 문제로 인해 일본 국채 장기금리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일본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외인 입장에서 한국채 대비 일본 국채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는 한국 장기채권에 대한 외국인 수요 감소를 야기할 수 있는 요인이다. 오는 18일~19일 일본은행(BOJ) 회의에서 장기채 금리 및 금리 인상 관련 코멘트에 주목해야겠다.한국도 재정 확대 이슈가 상존해 있지만 정부부채 비율이 비교적 낮은 점, 안정적인 인플레 여건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한국의 정부부채 비율은 GDP 대비 50% 수준이고, 작년도 세입 감소의 영향으로 재정수지 적자폭이 다소 확대됐다. 그러나 정부부채 규모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한국도 확장 재정정책 기조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재정적자 확대 이슈의 영향이 불가피하다. 9월 중 살펴봐야 할 이벤트로 8일 프랑스 총리 신임 투표 결과, 12일 피치의 프랑스 신용등급 평가, 9월 17일~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BOJ 정책회의(9/18~19)가 있다. 해당 이벤트를 지나며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