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공급 과잉 우려, 유가 이틀째 하락… WTI 0.8%↓[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치를 웃돌며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된 영향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52달러(0.82%) 내린 배럴당 62.6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한때 배럴당 62달러 선을 밑돌기도 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5.17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한 달간 유가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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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전주 대비 303만6000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8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휘발유 재고는 79만2000배럴 감소했다. 직전 주(-132만3000배럴)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급 과잉 경고로 유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 폭 전망치를 하루 210만배럴에서 250만배럴로 상향했다. 올 1월 전망보다 약 30% 높다.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증산을 반영했다. 내년 증가 폭은 하루 190만배럴로 전망했다.

IEA는 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는 하루 68만배럴, 7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올 1월 예측치보다 3분의 1가량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이 기관은 공급이 현재 수요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중국과 인도, 브라질의 원유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석유 초과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에는 중국이 2분기 증가분의 90%가량을 흡수했지만 올 4분기부터 재고가 소화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IEA는 가을부터 하루 200만배럴의 초과 재고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미국의 러시아와 이란 추가 제재를 변수로 꼽았다. IEA는 “미국이 각각 세계 3위와 5위 석유 생산국인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경우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가 유가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유 관련 3대 주요 기관마다 석유 비축량에 대한 추정치가 달라서다.

영국의 에너지 컨설팅사 에너지애스팩트는 “올해 현재까지 석유 비축량에 대해 IEA와 OPEC, EIA 간에 ‘큰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EIA와 IEA는 상반기에 각각 3억배럴, 2억5000만배럴이 재고로 유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OPEC은 7000만배럴 이상이 비축량에서 회수된 것으로 추산한다. 이 기관은 “석유 재고가 상당히 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급 과잉 예측이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