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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CPI 시나리오 : 낮으면→소형주·잡주도 랠리, 높으면→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CPI, 금리 못 내려 vs 상관없이 내린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 선에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7월 CPI를 확인하고 가자는 생각이 지배했고요. 아침까지는 중국과의 관세 유예 연장 여부도 약간은 신경이 쓰였을 것입니다.
모두가 7월 CPI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8시 30분(한국 시간 12일 밤 9시 30분)에 발표됩니다.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특히 임금 상승과 서비스 물가 압박이 지속되면 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 또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예상에 부합하거나 부드럽게 나오면 금리 인하가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이 데이터는 분명히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더 많습니다. 시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용 데이터 약화는 Fed가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게 만들 '너무 강한' 인플레이션의 기준치를 높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넷얼라이언스의 앤드루 브레너 부회장은 "내일 CPI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움푹 팬 곳이 있겠지만, 고용 악화가 Fed의 전망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새로 들어갈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금리 인하를 찬성할 것입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미란이 이사로 참여할 경우, 최소 3명이 금리 동결에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반대가 많다. 가장 저항이 적은 경로는 다음 회의에서 25bp 인하하는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불안한 것은 이번이 인플레이션 상승세의 본격적 시작이라는 관측입니다. UBS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물가 상승을 가속하고 있으며, 7월 데이터는 몇 달간의 상승세의 시작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근원 CPI가 6월 2.9%에서 연말까지 3.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관세가 부과된 제품의 소비자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했는데요. 외국 기업들은 관세 부담의 총 14%를 부담했고요. 미국 기업들이 64%를 냈습니다. 미국 소비자는 22%만을 맡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철강, 알루미늄 등 여러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이런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몇 년간의 패턴을 따른다면 10월까지는 소비자가 관세 비용의 약 3분의 2(67%)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외국 기업은 25%, 미국 기업은 8%를 부담할 것으로 관측하고요. 즉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대부분 소비자, 그리고 해외 공급망에 전가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22V리서치가 실시한 투자자 설문조사를 보면 18%만이 CPI에 대한 시장 반응이 "위험 감수"일 것으로 답했습니다. 39%는 "위험 회피"라고 했고요. 가장 많은 43%는 "혼조세"로 내다봤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CPI가 나온 뒤 S&P500 지수가 추가 상승할 확률은 70%입니다. 근원 물가의 월간 상승률이 0.35%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70%인데, 그러면 S&P500 지수가 오를 것이란 겁니다. 하지만 0.35%를 넘으면 지수는 하락할 수 있습니다.
▶CPI 시나리오(근원 CPI 전월 대비 기준)
0.4% 초과(확률 5%): S&P500 2~2.75% 하락
0.35%~0.4% (확률 25%): S&P500 0.75% 하락~0.25% 상승
0.3%~0.35% (확률 35%): S&P500 보합~0.75% 상승
0.25%~0.3% (확률 30%): S&P500 0.75~1.2% 상승
0.25% 미만 (확률 5%): S&P500 1.5~2% 상승
2. CPI 나오면 랠리 vs 관세 현실 깨달을 것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증시가 랠리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7월 CPI가 비교적 양호하다면(전월 대비 0.3%) Fed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9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형주,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수익성이 낮은 기업 주식으로의 순환매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CPI가 예상을 웃돌아 투자 심리가 위축될 때도 대형주/성장주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인정하지만,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8월 정점을 찍은 후 연말에 가라앉을 것이라며, 이는 금리 인하의 길을 열어줄 것으로 내다봅니다. 특히 7월 고용 충격 이후에도 증시 조정은 미미한데요. 이는 시장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걱정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했습니다. 윌슨은 또 다른 증거로 월가의 기업 이익 추정치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메타이카 전략가는 앞으로 ‘다소 침체적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는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다소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관세 인상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반면, 소비는 둔화하고 있으며, 고용 시장도 약화 조짐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태크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미 증시에 좋지 않습니다. 삭소뱅크에 따르면 1960년부터 따져서 S&P500 지수는 스태그플레이션 기간 배당을 제외하고 연평균 1.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없던 기간에는 연평균 9.9%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3. 엔비디아 중국 매출 15% 바친다고?
주말 사이 발생한 뉴스 중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H20 칩을 수출하는 대가로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지난주 수요일에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습니다. 이후 미 상무부는 수출 라이선스를 승인했습니다. AMD도 MI308 칩 수출 승인과 관련해 15%를 내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애초 자신이 20%를 요구했으나, 황 CEO와의 협상 끝에 15%를 받기로 했음을 밝혔습니다.
번스타인리서치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H20 칩 매출을 연 200억 달러를 가정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3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총마진이 1%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UBS는 "마진 압박이 더 광범위한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기술주 실적 발표는 기술주 전반의 마진 압박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압박이 중국 매출에 대한 새로운 15%까지 부담해야 할 반도체 제조업체까지 확대될 경우,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퓨처럼그룹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대한 일종의 ‘세금’”이라며 "다른 기업과는 그런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작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처럼 미국 경제에 중요한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핌코의 경우 "헌법 제1조 제9절 제5항은 정부가 '어느 주에서든 수출되는 품목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서, 그러한 수입 분배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 "대두 더 사라"…중국 관세 90일 연장
중국과의 초고율 관세 유예는 오늘 밤이 데드라인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늦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에 미국산 대두 구매량을 4배로 늘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6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는데, 이는 미국산 대두 수출량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2025년 상반기 구매량은 지난해보다 51% 감소한 24억60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중국이 무역전쟁 와중에 수입처를 브라질로 돌린 탓이죠. 중국이 대두를 더 살 것이란 관측 속에 대두 선물은 2% 이상 상승했습니다.
중국 관세 유예 보도가 나온 뒤 뉴욕 증시는 소폭 내림세로 전환했습니다. '셀더뉴스' 이벤트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무역 수지가 개선됨에 따라 상호 관세가 감소할 것이며, 남은 무역 협상은 10월 말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5. AI 탓 소프트웨어 '매도' 의견
결국 뉴욕 증시는 소폭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25%, 나스닥은 0.30% 내렸고 다우는 0.45%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주가는 대부분 내렸는데요. 마이크론과 인텔만이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마이크론은 8월 28일에 끝나는 4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4.06% 급등했습니다. 마이크론은 매출(조정)은 기존 전망치(104억~110억 달러)보다 높은 111억 달러로 제시했고요.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기존 전망치(2.35~2.65달러)보다 높은 2.78~2.92달러를 예상했습니다. 마이크론은 "DRAM 가격 상승과 강력한 실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립 CEO가 백악관을 방문한 효과로 인텔의 주가도 3.51% 뛰었습니다.
6. "미 주식 과대평가 91%", "내년 QE, YCC 한다 54%"
내일 CPI 발표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할 수 있는데요.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공개한 8월 글로벌펀드매니저서베이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실시된 조사에는 자산 4130억 달러를 보유한 169명의 참여자가 참여했는데요.
▶응답자의 70%가 향후 12개월 동안 세계 경제를 설명하는 데 가장 적합한 용어로 스태그플레이션을 꼽았습니다. 12%는 스태그네이션(추세 이하의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예상했고, 7%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높아지는 호황을, 7%는 성장이 추세를 상회하고 인플레이션이 추세 이하인 골디락스를 예측했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은데요. 응답자의 약 68%는 향후 12개월 동안 세계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봤고요. 22%는 노랜딩을 예상했으며, 단 5%만이 경착륙을 예상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의 포트폴리오와 비교하면 유틸리티, 채권, 유로에 대한 투자 비중은 컸고요. 반면, 미국 달러, 부동산,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 비중은 작습니다.
▶흥미로운 질문과 답변이 있었는데요. 암호화폐에 노출이 있다고 답한 투자자가 9%에 불과했고요. 이들은 평균 포트폴리오의 3.2%를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투자자는 48%에 달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