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반사이익 없다"…경기·인천 '마피'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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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3분의 1 토막…"매수 문의 끊겨"
인천 송도, GTX-B 지연 겹악재
9.5억까지 치솟던 '럭스오션SK뷰'
호가 7억 중후반대까지 내려가
인천 송도, GTX-B 지연 겹악재
9.5억까지 치솟던 '럭스오션SK뷰'
호가 7억 중후반대까지 내려가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가계대출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을 시행하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인천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움츠러들고 있다. 초강도 대출 규제에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돼서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대책 시행 후 70%가량 줄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후속 대책이 나올 때까지 시장 관망 속에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래 급감하고, 집값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미분양이 쌓인 경기 평택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아파트값이 4.35% 빠졌다.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하락률이다. 지난달 말 대책 발표 후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0.13%→-0.22%→-0.24%)은 3주 연속 내림폭을 확대했다. 경기 안성과 이천도 올해 들어 집값이 각각 2.85%, 2.67% 하락했다. 부천 고양 파주 의정부 양주 등 수도권 상당수 지역의 아파트값이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 양주 옥정동 ‘리젠시빌란트’(2018년 준공) 전용면적 56㎡는 지난 3일 2억41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최고가(3억5000만원)에 비해 30% 이상 빠졌다. 최근 같은 면적 저층 호가는 2억3000만원까지 뒷걸음질 쳤다. 의정부 의정부동 ‘신도2차’(1995년 준공) 전용 59㎡는 지난달 28일 2억3800만원(8층)에 손바뀜해 최고가(3억원)보다 20%가량 하락했다.
의정부동 B공인 대표는 “집주인이 기존 노후 아파트 호가를 최근 실거래가보다 1000만원 이상 낮춰 내놓고 있다”며 “분양 단지도 20%가량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흔히 고령층이 서울 중저가 아파트를 팔고 의정부 같은 경기권으로 이주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대출 규제로 서울 거래가 막히자 이 같은 거주지 이전 수요도 대폭 줄었다는 설명이다.
◇‘마피’ 1억원 단지도 나와
최근 준공(입주 예정) 단지에서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월 입주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럭스오션SK뷰’(1114가구)는 청약 당시 일부 주택형은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 송도 입주 물량 증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착공 지연 등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9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던 이 단지 전용 84㎡(분양가 8억7900만원)는 7억원대 중후반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해 말 입주한 인천 서구 불로동 ‘힐스테이트 검단 포레스트’(736가구)도 마피 8000만원 수준까지 가격이 내렸다. 올해 4월 입주한 파주시 탄현면 축현리 ‘e편한세상 헤이리’ 전용 84㎡는 지난 3일 3억8047만원(21층)에 손바뀜했다. 분양가(4억3990만원)보다 5000만원 이상 빠진 가격이다. 안산시 고잔동 C공인 대표는 “안산은 대출 규제 전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곳인데 일자리도 빠져나가 상황이 심각하다”며 “서울 등 일부 핵심지만 가격이 뛰었는데 왜 이런 곳까지 규제로 묶여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획일적인 규제로 수도권 외곽 지역의 매수세가 사라지고 시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전례에서 보듯 특정 지역만 콕 집는 핀포인트 규제를 하면 해당 지역의 집값이 나중에 폭등할 잠재력을 더해줄 수 있다”면서도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구분하는 등 선별적 규제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락/손주형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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