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해임쇼' 진실은…트럼프가 TACO한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PPI 예상보다 낮았지만, 관세 효과도 드러났다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PPI)도 예상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역시 일부에서 관세의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어제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CPI)와 거의 비슷한 양상입니다. 또 5월 수치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도 역시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 2.6% 올라 컨센서스(+0.2%, +2.7%)보다 낮았습니다. 그런데 5월 수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혼란을 불렀습니다. 헤드라인, 근원 PPI는 원래 각각 0.1% 오른 것으로 발표됐었는데요. 헤드라인은 0.3%, 근원 PPI는 0.4% 오른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6월 보합세가 예상보다 높은 기저 물가 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상품 가격(최종 수요)은 전월 대비 0.3% 상승했습니다. 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입니다. 그런데 왜 PPI는 보합세를 보였을까요. 어제 CPI처럼 서비스 물가가 전월 대비 0.1% 하락한 덕분입니다. 운송 및 창고 물가가 전월 대비 0.9% 떨어지는 등 서비스 물가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경제는 서비스 중심이기 때문에 PPI에서도 서비스 비중이 68%로, 근원 상품 19%보다 비중이 훨씬 큽니다. 즉 상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해도 서비스 물가가 하락하면 전체 PPI는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양상이 이어질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PPI 서비스 항목에서 무역서비스(Trade Services)는 도소매 유통의 마진을 나타내는데요. 이 마진이 6월에 0%에 머물렀습니다. 유통업체들이 이런 마진 압박을 계속 수용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점차 가격을 올려 중간이윤을 방어할 것입니다.
JP모건은 "PPI의 전월 수치는 상향 조정되었고, 근원 상품 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관세가 생산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점진적으로 전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치캐피털의 파커 로스 이코노미스트는 "6월 PPI에서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관세 영향이 상품 물가를 밀어 올리는 초기 징후도 나타났다. 이런 관세 전가가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Fed는 당분간 금리를 유지한 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서비스 PPI가 급락해 관세로 인한 상품 PPI의 강세를 상쇄하면서 6월 상승률은 변동이 없었다. 서비스 물가 하락은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탓으로 추정된다. 6월 물가 데이터는 관세 인플레이션이 여름에 나타날 것이라는 미 중앙은행(Fed)의 예측을 확인해주고 있지만, Fed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지는 않았다. Fed는 9월까지 더 많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 더 기다릴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는 아주 조금 올랐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을 보면요. 9월 금리 인하 베팅이 어제 55%에서 57%로 약간 증가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3~4bp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 트럼프 "매우 해임할 거 같지 않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6월 CPI, PPI를 보면 관세 영향은 나타나고 있지만, 물가는 안정세를 보입니다. 비중이 큰 서비스 물가가 상품 상승세를 누르면서 헤드라인 수치는 둔화한 것으로 나오고 있죠.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Fed, 특히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공격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PPI 수치를 리트윗하면서 "경제학자들은 관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썼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을 한 차례 철회해서 당장의 위기는 지나갔을지 몰라도, 이 사건이 완전히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① 해임할 수 있을지부터 불확실합니다. 해임 권한이 있는지 소송이 붙을 수 있고요. 내년 5월 파월 의장 임기 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미 부당한 해임 시도에 대응해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죠. 해임으로 인한 실익이 없다는 겁니다.
3. ASML의 반도체 관세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해서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의약품 관세를 이르면 이달 말부터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고요. 8월 1일 상호관세와 함께 발효될 수 있다는 얘기였죠. 또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에 대한 부과 일정도 "비슷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5∼6개국과 추가로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인도에 대해서는 "합의에 근접했다"라고 했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그들(일본)과 협상하고 있지만 내 생각에 아마도 서한(25%)대로 갈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EU와의 협상에 대해서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지만, 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시사했습니다.
4. 월가는 호황…"경제 더 가속"
하지만 이런 변동성으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바로 월가 금융사들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월가 기대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이익은 22% 급증했습니다. 특히 주식 트레이딩에서 자체 분기 기록일 뿐 아니라 월가 사상 최대 분기 기록을 세웠습니다. 투자은행 부문 매출도 자문 수수료에 힘입어 26% 증가했습니다.
이들 은행은 또 입을 모아 소비 등 경제 활동이 좋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소비자 회복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고요. 어제 JP모건의 제레미 바넘 CFO는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탄탄한 2분기를 보냈다. 4월 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분기를 지나면서, 고객들의 자신감 수준은 실제로 높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커졌고, 고객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있다. 이런 활동은 계속 탄력을 받고 있다.
▶M&A도 증가하고 있고, IPO도 늘고 있다. CEO들은 지금이 큰 M&A를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믿고 있으며, 규제 당국의 승인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 내년 초까지 상당히 활발한 M&A 환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책 환경이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이상, 시장은 지금 이 모멘텀을 잘 흡수하고 있다.
▶긍정적인 또 한 가지는 AI다. 기업에서 AI가 실제로 사용되면서, 이익 성장과 투자 기회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이는 증시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산업의 CEO들이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까” 얘기하고 있고, 단순히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성장을 위한 자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는 경제 성장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
▶(하반기 및 내년 경제 성장 전망은?) 한 달 반 전쯤 대화했다면,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때도 올해 1~1.5% 성장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최근 CEO들과 이야기하고, 각 기업 상황을 들으면서 조금 가속이 붙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최근 CEO들과 투자자를 초대해 식사했다. 한 소비자 기업의 CEO가 “소비자들이 4월에는 몇 주간 멈칫했지만, 지금은 다시 소비에 나섰다”라고 한 것을 들었다. 이런 분위기를 봤을 때, 성장 궤적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이다. 결국, 자신감(confidence)이라는 것도 중요한데요. 5월 15일보다 7월 15일의 자신감이 더 높아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자신감이 높아지면, 그건 행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Fed의 금리 인하 전망은?) 올해 한두 번 정도의 금리 인하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하진 않다. 시장은 현재 무역 정책을 잘 흡수하고 있는 듯하지만, 아직 관세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10% 기본 관세와 품목 관세가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 지켜봐야 한다. 물론 인플레이션은 지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한두 번의 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다.
▶걱정이 있다면 미국의 부채 구조와 향후 재정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향후 5년간 이 문제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고, 이는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가능성 큰 시나리오는, 계속 부채가 늘어나 장기 국채 수익률에 압박을 주고, 다른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것이다. 이건 2025년 당장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니지만, 주목해야 할 문제다.
5. 베이지북 "6주 전보다 경제 개선"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으로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은 당분간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권 금리는 하락세로 전환했고,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파월 의장을 신뢰합니다. 월가 관계자는 "일부 비판도 있지만,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에 있다는 건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통화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발표된 금융사 실적을 보면 미국 경제는 좋습니다. 솔로몬 CEO의 말처럼 성장 모멘텀이 조금 더 강해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도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니고요.
오늘 6월 산업생산은 0.3% 증가했는데요. 5월 수치도 0.2% 감소가 보합으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웰스파고는 "제조업의 르네상스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지만, 암울한 예상보다는 다소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호실적을 내놓은 금융사 주가는 엇갈렸습니다. 골드만삭스는 0.9% 올랐지만, 모건스탠리는 1.27% 하락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0.26% 내렸습니다.
ASML의 실적 경고 탓에 반도체 주는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ASML은 8.33% 급락했고요. 인텔은 1.00%, 마이크론은 3.06%, 퀄컴은 0.15% 마벨은 2.15% 각각 하락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39%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그래도 엔비디아는 0.39% 상승한 171.3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니덤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을 재개함에 따라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가를 기존의 160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했습니다. AMD도 2.87% 급등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