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동과 김사월의 만남...모래내시장에서 탄생한 새로운 음악
[arte] 민예원의 그림으로 듣는 재즈
밴드 만동과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합동공연
<만동, 사월의 방>
밴드 만동과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합동공연
<만동, 사월의 방>
7월 5일, 서울 남가좌동 모래내시장 한 켠에서 재즈도 포크도 아닌 그 이상의 음악이 발생하였다. 밴드 ‘만동’과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이 함께한 날이었다.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은 2012년 활동을 시작하여, 2014년 첫 EP [비밀], 2015년 정규 앨범 [수잔]으로 연이어 한국대중음악상 포크 부문 수상의 주인공이었다. 그녀의 담담하고 소박한 멜로디에 얹어진 시큰한 가사의 심연이 김사월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를 토대로 지금까지도 한국 포크 분야의 굳건한 뮤지션으로서, 한편으로는 영화 음악감독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컨템포러리 재즈와 포크의 만남. 무척 생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뮤지션 간의 만남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후 김사월이 잠시 퇴장하고, 만동의 연주곡이 이어졌다. 세 악기의 연주가 적절히 버무려지다가도 그 사이에서 송곳같이 튀어 오르는 오묘함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재즈 본연의 전통적인 문법이라든지 즉흥 연주의 특정한 기법을 사용한다기보다도, 각자는 각자의 방식대로 한 곡 속의 경로를 발굴하고 있었고 그 길 속에서 각자가 마주치는 지점마다 거대한 산이 솟아오르듯 상상치 못한 분위기가 터져 나오곤 했다.
이후 김사월이 다시 합류하여 만동의 곡에 김사월의 보컬을 얹자, 그 음악은 또 다른 차원의 감정선을 만들어냈다. 만동의 연주가 만들어낸 심연을 김사월의 음성이 더듬었다. 가끔은 무척 상식적이고 단순한 멜로디가 흘러나오다가도 툭툭 흘러나오는 기타의 낯선 음률이, 얇고 매력적인 목소리와 어우러지면서 오묘한 공명을 이루었다.
재즈는 가끔 ‘다움’을 요구받는다. 스윙 재즈는 스윙 재즈다워야 하고, 비밥은 비밥다워야 하며, 보사노바는 보사노바다워야 한다는 그런 규칙들. 각 분야에 대한 단단한 규칙은 장르를 정교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그 장르를 의미 없이 반복하게도 만든다.
하지만 붉은 조명 아래에서 흔들리던 만동과 김사월의 음악은, 그러한 장르적 기대를 과감히 비켜 나갔다. 각자가 속해 있었던 틀을 벗어나 재즈냐 포크냐가 아니라, ‘만동의 음악’, ‘김사월의 음악'으로 존재했다.
난해함과 실험은 한 끗 차이지만, 이 밤의 도전에는 분명한 의의가 있었다. 틀 너머에서, ‘어떤 음악’이 아니라, ‘누구의 음악’이 가능한 지점을 내보였기 때문이다. 이들의 과감함을 따라, 가끔은 ‘어떤’ 재즈가 아니라 ‘나’의 재즈가 될 수 있도록 과감히 도약해보는 것은 어떨지. 그것이 곧 한국 재즈계의 더 많은 다양성을 찾아주지 않을지, 기대해보는 바이다.
민예원 '스튜디오 파도나무' 대표•작가
[♪ 만동 X 김사월 - 뭇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