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젖소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어요"…네팔의 기적
韓 낙농원조가 빚은 기적
네팔 신둘리지구 카말라마이시(市)의 우펜드러 쿠말 포크렐 시장은 지난 14일 “한국과 네팔 정부 간 협력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네팔 다른 지역의 시장들도 카말라마이시처럼 한국 젖소를 받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카말라마이시는 한·네팔 협력의 상징적인 도시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남쪽으로 150㎞ 떨어진 이곳엔 2022년 12월 한국에서 넘어온 젖소를 분양받은 농가들이 살고 있다. 국제개발 비영리 기구 헤퍼 인터내셔널의 한국 법인인 헤퍼코리아가 보낸 젖소다.
살아있는 젖소를 해외에 보내는 것은 전례 없는 일. ‘젖소 원조’를 위해 검역 당국인 농림축산식품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은 6·25전쟁 직후 국제사회서 가축을 원조받았던 나라인 만큼,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되는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식품부는 통상 5~6년이 걸리는 검역 절차를 1년 4개월 만에 완료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한 끝에 젖소를 태운 비행기를 보낼 수 있는 새 항로를 구축했다. 네팔 현지에 수의 인력 등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에 맞는 사양관리 체계도 지원했다.
어렵사리 네팔로 건너온 ‘K 젖소’는 카말라마이 농가 주민들의 인생을 바꿨다. 한국 젖소의 우유 생산량은 현지 젖소의 5~6배 수준인데다 영양성분도 압도적이다. 포크렐 시장은“이곳 주민들은 기존 네팔 소를 키우면서 한 달에 5000네팔루피(NPR·원화 약 5만원)를 벌었는데, 이제는 월 3만NPR(약 30만원)까지 소득이 늘었다”고 했다. 연 소득을 달러로 환산하면 약 2600달러로, 네팔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인 1300달러의 두배에 육박한다. K젖소의 위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네팔 주민들 사이에선 한국 소를 얻기 위해 기존 네팔 소를 팔아치우는 곳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크렐 시장은 “한·네팔 낙농 교육장을 만들어 한국으로부터 배운 낙농 기술을 전파하고 싶다”며 “한국과 더 많은 협력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