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단독] 퇴직연금으로 年 3% 예금 넣으면…중도해지 이자 0.1% → 2.4%
정부, 디폴트옵션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수료 대폭 손질
수수료가 퇴직연금 발목
기존엔 고금리 상품 들었더라도
중도에 해지하면 쥐꼬리 이자
수수료가 퇴직연금 발목
기존엔 고금리 상품 들었더라도
중도에 해지하면 쥐꼬리 이자
◇고객 변심 책임 확 준다
퇴직연금에 담긴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가입 기간이 1개월 미만이면 대다수 금융사가 연 0.1%의 최소 이자만 지급한다. 고금리 시대 연 5%짜리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해지 시 받는 이자는 연 0.1%로 같다. 고객이 변심한 대가를 스스로 책임지는 구조다.
하지만 퇴직연금사업자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손해를 보는 가입자가 급증했다. 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섣불리 이전했다가 중도해지 수수료 폭탄을 맞은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주요 연금 선진국이 운영하는 디폴트옵션이 국내에 도입된 후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기존 중도해지 수수료 체계가 디폴트옵션 도입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수수료 개편에 이자 쑥↑
주요 은행은 중도해지 이자 지급 기준을 최소 80%까지 보장하는 새로운 방안을 다음달 도입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수수료 개편 효과가 최대 200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총가입 기간을 일별 혹은 월별로 계산해 수수료를 책정했다면 이번 개편으로 기준이 단순해졌다.예를 들어 가입 기간이 32개월 미만이면 약정 이자의 80%를, 32개월 이상이면 90%를 보장하는 식이다. 연 3% 예금에 가입했으면 1개월 내 해지 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연 0.1%에서 연 2.4%로 늘어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A은행이 고객의 디폴트옵션 정기예금 해지 수수료 개편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가입 기간이 1개월 미만인 고객(원금 1000만원)이 해지 시 받는 이자가 평균 833원에서 2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증가율로 따진 개선 효과는 2300%에 달한다. 가입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고객은 1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개편 후 손에 쥐는 이자가 늘어난다.
◇연금 무브 빨라지나
업계에선 새 수수료 정책 도입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금 이동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 도입으로 머니 무브는 한창 진행 중이다.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가 시작된 작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2조4000억원의 적립금이 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간 이동(7989억원) 규모가 가장 컸고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6491억원)한 퇴직연금도 상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순유입 금액을 보면 증권사가 4051억원 늘어나는 동안 은행은 4611억원이 줄어 전반적으로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이 증권사로 향하는 분위기”라며 “연금 해지가 자유로워지면 이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