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천자칼럼] 워런 버핏이 남긴 것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천자칼럼] 워런 버핏이 남긴 것
    1930년생인 워런 버핏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반께부터다. 그전에도 버핏투자조합으로 엄청난 수익률을 올렸지만 그의 고향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일대에서만 유명한 얘기였다. 버핏은 1965년 섬유회사인 벅셔해서웨이를 인수하고, 2년 뒤 전국 단위 보험사 내셔널인뎀니티를 사들여 벅셔 자회사로 편입했다. 보험사 현금흐름으로 투자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독특한 사업구조는 이때 만들어졌다.

    1965년부터 지난해까지 벅셔의 누적 수익률은 550만%이며 연평균으론 19.9%에 이른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3만9000%(배당 포함) 올랐으며 연평균 상승률은 10.4%다. 벅셔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1643억달러(약 2308조원)이며 구글, 메타에 이어 세계 9위다.

    버핏은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과 친구 찰리 멍거의 투자법을 결합한 가치투자를 실천해 ‘투자의 전설’에 올랐다. 그레이엄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현금흐름할인(DCF) 등 현대 증권분석을 창시한 사람이다. 버핏은 와튼스쿨에서 그레이엄의 강의를 들으며 기업의 본질 가치를 따지고 시장 가치와 비교해 사고파는 가치투자론의 뼈대를 완성했다. 1978년 벅셔에 합류한 멍거는 ‘싼 기업’보다 ‘위대한 기업’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버핏은 이를 받아들여 이후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애플 등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버핏이 올해 말 벅셔에서 은퇴한다고 한다. 그의 유산은 이루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그중 가치투자의 대중화와 시장 이상 수익률 달성 등 두 가지가 최고로 꼽힌다. 특히 후자는 경제학 이론의 오류를 짚었다는 점에서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1970년대 나온 합리적 기대가설에 따르면 각 주체는 정보를 합리적으로 이용하고 가격엔 모든 시장 정보가 반영돼 있어 시장 이상 수익률은 불가능하다. 버핏은 그러나 투자자들이 공포와 탐욕에 휘둘리기 때문에 가격이 항상 합리적일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폭락할 때 사고 폭등할 때 팔아 수익을 높이고 시장의 비합리성에 경고를 보냈다. 올해 95세인 ‘거인’ 버핏이 투자자에게 남긴 큰 유산들이다.

    박준동 논설위원 jdpower@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천자칼럼] 앨커트래즈 교도소

      미국 샌프란시스코 피어33에서 배로 15분이면 닿는 바위섬 앨커트래즈는 샌프란시스코 관광 명소 중 하나다. 가마우지의 스페인어 알카트라세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군 요새였다가 1934년부터 1963년까지 29년간 연...

    2. 2

      [천자칼럼] 대통령의 영어 실력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대통령의 영어 실력과 관련해 전설적인 일화를 남겼다. 1990년대 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보좌진과 열심히 예행연습을 했다. 클린턴을 보면 “How are y...

    3. 3

      [천자칼럼] '실세 장남' 트럼프 주니어

      ‘1789캐피털(1789 Capital)’은 투자 은행가 오미드 말릭과 기업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등이 2022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ESG(환경·사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