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카드’를 만난 이유, 신한 SOL트래블 체크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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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외환본부 고경환 부장, 신한카드 체크선불팀 이강선 팀장
여행업계에 때아닌 ‘카드 전쟁’이 한창이다. 수수료 없이 현지 통화로 출금, 결제를 지원하는 트래블 체크카드의 등장 때문이다. 이제 여행자들의 출국 준비 과정에는 환전이 아니라 트래블 체크카드 발급이 필수로 자리 잡았다. 뜨거운 반응 덕분일까. 시중 은행은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까지 모두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중에서도 신한카드의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후발주자임에도 출시 6개월 만에 100만 장 발급을 돌파하며 트래블 체크카드계 1위로 단숨에 뛰어오른 것 카드를 탄생시킨 신한은행 외환본부 고경환 부장, 신한카드 체크선불팀 이강선 팀장으로부터 금융과 여행의 교차점에 대해 들어봤다.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탄생 과정이 궁금하다.
고경환 시장 환경과 회사 내부의 상황이 맞물렸다. 밖으로는 팬데믹이 정상화되면서 해외여행객이 늘어났고, 타사 여행 카드의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우리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신한만의 여행 카드를 만들어보자 하는 공감대와 위기의식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0월 양사의 TF팀이 꾸려졌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간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이강선 은행과 카드의 협업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체크선불팀과 외환사업부가 함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외화 예금 기능을 포함해야 하는 트래블 카드 특성상 처음으로 만나 협업을 하게 됐다. 두 팀이 한 사무실에 모여 동고동락하며 카드를 완성해 나갔다. 카드에서는 서비스 구성과 개발을, 은행에서는 외화 예금과 정산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고경환 외화는 환율이라는 변수가 있다. 고객의 시점에서 직관적이고 편리한 UI, UX를 구축하고, 내부적으로 양사 간 환율을 조정해 자금을 정산하는 일이 까다로웠다. SOL트래블 카드의 차별점은.
이강선 기존 여행 카드는 선불 방식을 사용했지만, SOL트래블 카드는 계좌방식을 채택했다. 법적으로 선불 방식은 입금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다. 반면 계좌 방식을 사용하면 제한 없이 입금이 가능하다. 일반 계좌가 그렇듯 예금에 대한 이자도 받을 수 있고, 자금 운용도 자유롭다. 기존 여행 카드 상품의 한도는 1500달러 정도인데, SOL트래블 카드는 5만 달러로 여유 있다. 이는 은행과 카드사가 협업해야만 가능한 방식이다. 이런 점 때문에 후발 주자임에도 성공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카드 준비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고객을 분석했나.
이강선 신한카드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철저히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고객들이 어느 나라에 많이 가는지, 국가별로는 어느 가맹점에서 소비가 많이 일어나는지 데이터를 세밀하게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베트남에서는 그랩과 롯데마트가 두드러졌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혜택을 설계했다. 인기 가맹점에 5% 캐시백을 적용하는 식이다.
고경환 출시 과정에서 MZ세대들의 의견을 수렴하다 보니 젊은 고객들은 혜택만큼이나 디자인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캐릭터 카드 시안이 나왔을 때, 과연 이렇게까지 발랄한(?) 디자인을 좋아하실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실제로는 디자인만으로도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고객들이 많았다. 은행원이 아니라 고객의 시점에서 바라봐야겠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됐다. 어떤 여행자가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좋을까.
이강선 정 고객을 타깃으로 삼기보다는 모든 이들의 여행 스타일을 바꿔보자는 포부가 있다. 이전까지는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어느 은행에서 얼마나 환전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이 준비의 시작이었다. SOL트래블 카드를 쓰는 고객은 이런 고민 대신 더 맛있는 식당, 멋진 여행 스폿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카드 혜택 설계에 경험이 반영된 부분이 있다면.
고경환 4년간 인도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덕분에 현지 ATM에서 수수료 없이 출금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유용한 서비스라는 것을 체감했다. 또 현지 통화로 결제한 금액이 통장에서는 원화로 빠져나가면 헷갈리기 마련인데, SOL트래블 카드에서는 입금과 출금 통화가 통일되어 편리하다.
이강선 라운지 이용 혜택이다. 애매한 시간의 경유 편을 이용할 때면 꼼짝없이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지난해 두바이 공항에서 처음 라운지를 이용해보니 무척 편리했다. 샤워도 하고, 휴식도 취하니 가뿐한 컨디션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비용 지출 부담이 높은 서비스지만,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출시 이후의 성과는.
이강선 출시 전 목표는 올해 말까지 100만장 가입이었다. 그런데 출시 6개월 만에 100만장을 달성했다. 국내에서의 사용 내역이 적지 않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대부분 트래블 체크카드는 외화 결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여행 때만 쓰는 카드’로 여겨지곤 했다. SOL트래블 카드는 평소에도 사용하실 수 있도록 편의점, 대중교통 할인 등의 혜택에도 신경을 썼다. 그 덕분인지, 지난 7월 결제 금액 2000억 원의 해외·국내 결제 비율은 65%, 35%로 밸런스가 맞다.
고경환 현재 42개 통화를 지원하는데 이는 타사 트래블 체크카드와 비교해 가장 많은 화폐다. 그래서인지 무려 133개국에서 SOL트래블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선 지난 7월에는 체크카드에 이어 신용카드를 출시했고, 9월에는 하이브리드 기능을 갖춘 카드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혜택을 더하는 등 ‘진화’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
그중에서도 신한카드의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후발주자임에도 출시 6개월 만에 100만 장 발급을 돌파하며 트래블 체크카드계 1위로 단숨에 뛰어오른 것 카드를 탄생시킨 신한은행 외환본부 고경환 부장, 신한카드 체크선불팀 이강선 팀장으로부터 금융과 여행의 교차점에 대해 들어봤다.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탄생 과정이 궁금하다.
고경환 시장 환경과 회사 내부의 상황이 맞물렸다. 밖으로는 팬데믹이 정상화되면서 해외여행객이 늘어났고, 타사 여행 카드의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우리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신한만의 여행 카드를 만들어보자 하는 공감대와 위기의식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0월 양사의 TF팀이 꾸려졌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간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이강선 은행과 카드의 협업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체크선불팀과 외환사업부가 함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외화 예금 기능을 포함해야 하는 트래블 카드 특성상 처음으로 만나 협업을 하게 됐다. 두 팀이 한 사무실에 모여 동고동락하며 카드를 완성해 나갔다. 카드에서는 서비스 구성과 개발을, 은행에서는 외화 예금과 정산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고경환 외화는 환율이라는 변수가 있다. 고객의 시점에서 직관적이고 편리한 UI, UX를 구축하고, 내부적으로 양사 간 환율을 조정해 자금을 정산하는 일이 까다로웠다. SOL트래블 카드의 차별점은.
이강선 기존 여행 카드는 선불 방식을 사용했지만, SOL트래블 카드는 계좌방식을 채택했다. 법적으로 선불 방식은 입금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다. 반면 계좌 방식을 사용하면 제한 없이 입금이 가능하다. 일반 계좌가 그렇듯 예금에 대한 이자도 받을 수 있고, 자금 운용도 자유롭다. 기존 여행 카드 상품의 한도는 1500달러 정도인데, SOL트래블 카드는 5만 달러로 여유 있다. 이는 은행과 카드사가 협업해야만 가능한 방식이다. 이런 점 때문에 후발 주자임에도 성공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카드 준비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고객을 분석했나.
이강선 신한카드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철저히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고객들이 어느 나라에 많이 가는지, 국가별로는 어느 가맹점에서 소비가 많이 일어나는지 데이터를 세밀하게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베트남에서는 그랩과 롯데마트가 두드러졌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혜택을 설계했다. 인기 가맹점에 5% 캐시백을 적용하는 식이다.
고경환 출시 과정에서 MZ세대들의 의견을 수렴하다 보니 젊은 고객들은 혜택만큼이나 디자인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캐릭터 카드 시안이 나왔을 때, 과연 이렇게까지 발랄한(?) 디자인을 좋아하실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실제로는 디자인만으로도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고객들이 많았다. 은행원이 아니라 고객의 시점에서 바라봐야겠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됐다. 어떤 여행자가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좋을까.
이강선 정 고객을 타깃으로 삼기보다는 모든 이들의 여행 스타일을 바꿔보자는 포부가 있다. 이전까지는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어느 은행에서 얼마나 환전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이 준비의 시작이었다. SOL트래블 카드를 쓰는 고객은 이런 고민 대신 더 맛있는 식당, 멋진 여행 스폿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카드 혜택 설계에 경험이 반영된 부분이 있다면.
고경환 4년간 인도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덕분에 현지 ATM에서 수수료 없이 출금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유용한 서비스라는 것을 체감했다. 또 현지 통화로 결제한 금액이 통장에서는 원화로 빠져나가면 헷갈리기 마련인데, SOL트래블 카드에서는 입금과 출금 통화가 통일되어 편리하다.
이강선 라운지 이용 혜택이다. 애매한 시간의 경유 편을 이용할 때면 꼼짝없이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지난해 두바이 공항에서 처음 라운지를 이용해보니 무척 편리했다. 샤워도 하고, 휴식도 취하니 가뿐한 컨디션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비용 지출 부담이 높은 서비스지만,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출시 이후의 성과는.
이강선 출시 전 목표는 올해 말까지 100만장 가입이었다. 그런데 출시 6개월 만에 100만장을 달성했다. 국내에서의 사용 내역이 적지 않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대부분 트래블 체크카드는 외화 결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여행 때만 쓰는 카드’로 여겨지곤 했다. SOL트래블 카드는 평소에도 사용하실 수 있도록 편의점, 대중교통 할인 등의 혜택에도 신경을 썼다. 그 덕분인지, 지난 7월 결제 금액 2000억 원의 해외·국내 결제 비율은 65%, 35%로 밸런스가 맞다.
고경환 현재 42개 통화를 지원하는데 이는 타사 트래블 체크카드와 비교해 가장 많은 화폐다. 그래서인지 무려 133개국에서 SOL트래블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선 지난 7월에는 체크카드에 이어 신용카드를 출시했고, 9월에는 하이브리드 기능을 갖춘 카드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혜택을 더하는 등 ‘진화’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