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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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클로바X(네이버 초대규모 인공지능 기술)를 활용해 저희 음악 IP(지식재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음원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뮤직 콘텐츠 전문 IP 개발사 '리틀송뮤직'은 지난달 네이버클라우드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 음원 추천 서비스 개발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의사들이 직접 만든 의학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지식 플랫폼 '위뉴' 역시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위뉴가 연내 구축할 의학지식 데이터 1000만어절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20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처럼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특화 모델이나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기관은 2000여곳에 달한다. 금융·교육·법률·유통·게임 등 여러 분야 기업·기관이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업이 보유한 전문 데이터셋을 하이퍼클로바X와 결합해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는 '클로바 스튜디오'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 중이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하이버클로바X를 기반으로 △문장 생성·변환 △챗봇 △분류 △요약 등의 기능이 적용된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개발 도구다.

최근 하이퍼클로바X로 주목받은 곳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법무법인 대륙아주다.

코바코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광고 창작을 지원하는 AI 제작 도구 '아이작'을 선보였다. 아이작은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 결과물 품질을 끌어올렸다. 광고 카피를 제작할 때 기본형·리뷰형·행동촉구형·질문형·언어유희형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눠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다. 간단한 상품정보와 키워드만 입력해도 하이퍼클로바X가 자동으로 광고 시나리오를 제작하는 식이다.

대륙아주는 AI 기반 법률 Q&A 서비스 'AI 대륙아주'를 공개했다. AI 대륙아주는 리걸테크 벤처기업 '넥서스AI'가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제작한 것. 대륙아주는 "생성형 AI 성장에 맞춰 온라인 법률 상담을 챗봇 형태로 제공하기 위해 AI 대륙아주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국내 기업이 하이퍼클로바X를 찾는 이유는 대부분 학습 데이터가 영어로 구성된 다른 AI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한국어를 처리할 수 있어서다. 국내 시장에선 비용 효율성이나 사용성이 더 뛰어난 셈이다.

이에 발맞춰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 기존 모델(HCX-003)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첫 번째 신규 모델 'HCX-DASH-001'(대시 모델)를 추가 공개했다. 대시 모델 가격은 기존 모델 대비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시장성이 뛰어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계속 여러 종류의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업들이 작업 종류·비용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모델을 고를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히는 차원이다. 작업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모델과 이미지·오디오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모델도 공개될 예정이다.

네이버표 AI 생태계가 구축되는 반면 카카오의 AI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일 올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 기대에 비해 카카오가 다소 늦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AI 모델 개발에 집중했던 카카오브레인의 AI사업부문 영업양수를 결정했다. AI 모델 개발과 AI 서비스 간 장벽을 없애고 협업을 강화해 AI 관련 서비스를 빠른 시일 안에 선보이겠다는 의중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에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LLM과 핵심 인력들이 카카오로 합류한다.

정 대표는 지난 16일 주주서한을 통해 "현재 생성형 AI 경쟁은 LLM 개발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카카오는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연구 개발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페르소나를 활용한 채팅 환경을 통해 전문가 상담, 고객 관리, 상품 추천 등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 AI가 사용자의 일상에 더욱 가까워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