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인공지능(AI)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나라로 분류된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이스라엘, 스웨덴 등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작은 나라보다도 투자액이 적다.

17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연구소(HAI)의 ‘AI 인덱스’에 따르면 글로벌 AI 민간 투자 규모 순위에서 한국은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9위(13억9000만달러)로 떨어졌다. 작년엔 미국(672억달러)이 1위에 올랐고 중국(72억60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지난 10년(2013~2023년) 통계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한국의 AI 민간 투자액은 72억5000만달러(약 9조9071억원)로 역시 9위였다. 이스라엘, 스웨덴 등 GDP 규모가 작은 국가보다 투자액이 적었다. 금액만 적은 게 아니다. 지난 10년간 외부 투자를 받은 국내 AI 기업은 189개로 세계 11위다. 같은 기간 일본과 싱가포르에선 각각 333개와 193개 AI 기업이 투자를 유치했다.

채용 전문 SNS인 링크트인에 등록된 1만 명당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지난해 한국은 -0.3을 기록했다. AI 인재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룩셈부르크(3.67), 스위스(1.60) 순으로 높았다. 미국은 0.40이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