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애슬레저(일상 운동복) 브랜드 ‘투톱’인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일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에 다다르자 성장 여력이 있는 일본으로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K애슬레저 투톱, 일본서 한판 승부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젝시믹스는 지난달 말 나고야에 있는 파르코백화점에 일본 내 단독 매장 2호점을 열었다. 앞서 젝시믹스는 같은 달 12일 오사카 다이마루백화점에 일본 1호점을 냈다. 당초 젝시믹스는 나고야에서 3개월간 팝업 스토어를 선보인 뒤 매장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사카 1호점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자 나고야 2호점 출점 시기를 대폭 앞당겼다.

젝시믹스는 2019년 일본법인을 설립하는 등 일찌감치 일본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2020년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2021년부터는 대형 매장에 작게 입점하는 ‘숍인숍’ 형태로 진출했다. 현재 숍인숍 매장은 100여 개에 이른다. 일본법인 매출은 2020년 25억원에서 지난해 78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애슬레저 2위인 안다르도 일본 진출에 적극적이다. 안다르는 지난 2월 22~27일 오사카 한큐백화점 우메다 본점에서 팝업 행사를 열었다. 이 팝업 매장은 하루 최대 100만엔(약 9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인당 판매 단가가 한국보다 40%가량 높았다. 안다르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내 추가 팝업은 물론 정식 매장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애슬레저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양사 간 경쟁이 일본에서 재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까지만 해도 요가복을 중심으로 ‘레깅스 돌풍’을 주도한 안다르 매출이 더 많았다. 하지만 안다르가 ‘사내 성희롱 사건’ 등으로 주춤한 사이 젝시믹스가 추월해 2020년부터는 젝시미스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젝시믹스가 2167억원, 안다르가 2026억원의 매출을 올려 격차가 10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최근 룰루레몬까지 가세해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며 “반면 일본은 아직 자국 내 애슬레저 브랜드가 부족하고 레깅스의 대중화 속도도 더뎌 성장 잠재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