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럽에서 항공산업이 가장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나라로 꼽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공항협회(ACI)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적 항공사인 튀르키예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페가수스항공이 작년 한 해 동안 실어 나른 승객 수는 1억1500만 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0%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항공 승객 수가 올해 들어서야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는 눈에 띄는 성과다.

튀르키예항공은 지난해 전년 대비 14% 증가한 210억달러(약 29조원)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톱 10’ 항공사에 진입했다. 이 항공사는 에어버스 항공기 200여 대를 신규 주문하고, 유효좌석킬로미터(ASK: 항공기당 공급 좌석 수×운항거리)를 2019년 대비 25% 늘리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항공업계 ASK가 5.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스탄불공항이 유럽을 대표하는 ‘항공 허브’로 떠오르면서 튀르키예 항공업계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행 데이터 제공업체 OAG에 따르면 지난해 이스탄불공항의 정기 항공편 수는 약 45만 회로,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을 제치고 유럽 1위에 올랐다. 2019년 개장한 이스탄불공항은 차나칼레 대교, 이스탄불 대운하와 함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3대 메가 프로젝트’로 불린 사업이다. 에르도안 정부는 팬데믹 기간 수도 앙카라와 안탈리아 등 주요 도시 공항을 확장하는 등 항공 인프라 투자에 매진했다.

지난 5년간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가 80%가량 폭락한 것도 튀르키예 항공사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튀르키예 관광 수입은 사상 최대인 540억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600억달러(약 83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