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개발에 최대 5900억엔(약 5조27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2일 발표했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오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최첨단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제품을 2025년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일본 정부는 이미 라피더스에 3300억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지원금은 총 9200억엔(약 8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가 보조금 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이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후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4조엔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 지난 2월 가동한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현 1공장에는 최대 4760억엔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