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 (사진=연합뉴스)
"1999년생이 아버지 잘 만나면 군 복무 중에 30억 증여받는구나…난 월 3000만원 벌기도 힘든데."

"누구는 30억 받을 때 나는 전역 선물로 아버지가 삼겹살에 소주 사주셨다."

현대자동차 부사장 출신인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을 후보가 2021년 서울 성수동 30억 상당의 빌딩을 군 복무 중인 20대 아들에게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 중 일부다.

같은 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는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대학생 딸 명의의 11억 대출받은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 됐다. 검사 출신으로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1번인 박은정 후보 부부의 보유 재산은 1년 새 41억원 늘어났다.

4.10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의 재산 내역이 공개되며 2030 젊은 층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공 후보의 지역구 출마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공 후보가 2021년 군 복무 중인 99년생(당시 22세) 아들에게 실거래가 30억원 상당의 성수동 주택을 증여했다"며 "어느 누가 전역 선물로 30억짜리 성수동 주택을 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공 후보는 "자녀가 결혼 준비하는 데 집 한 채는 해 줘야겠다는 마음에 증여를 생각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받아들이나 투기성 구매가 아니고 증여세도 성실히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는 2020년 8월 본인과 배우자 공동명의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31억 2000만원에 매입했다. 8개월 뒤 대구 수성새마을금고가 이 집에 채권 최고액 13억 2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는데 채무자로 오른 사람은 양 후보의 20대 장녀였다. 양 후보가 장녀 명의로 11억원을 대출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꼼수 대출", "편법 대출"이라고 지적했고 양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의 비례 1번인 박 후보의 재산 증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후보는 총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총 49억 8200만원을 신고했다. 지난 1년 새 재산이 41억원 증가해 박 후보의 배우자이자 검사장 출신인 이종근 변호사가 전관예우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이 변호사가 피해 규모 1조원에 달하는 다단계 사기 ‘휴스템코리아 사건’을 맡아 22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며 공세에 나섰다.

박 후보는 "배우자는 재산 신고일 기준 약 160건을 수임했고, 매출에 대해 과세 기준 금액의 최대 49.5%를 오는 5월 세금으로 납부할 예정"이라며 "윤석열 정권에서 친문(친문재인) 검사가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변호사는 "논란이 된 수임 건에서 모두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민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공 후보는 지난 2017년 서울 성동구 재개발 지역 다가구주택을 11억8000만원에 사들였다"며 "공 후보가 이 주택을 전부 임대한 걸 보면 실거주 목적이 아닌 명백한 부동산 투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더 황당한 건 4년 뒤 벌어진 일이다. 공 후보는 지난 2021년 군 복무 중인 22세 아들에게 이 주택을 증여했다"며 "그것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하루 전 다급히 증여한 걸 보면 규제를 피한 꼼수 증여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 후보의 해명은 더 황당하다. 자신이 은퇴 후 살기 위해 재개발 지역 주택을 매입했다면서 4년 만에 증여한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를 몰랐다는 해명을 믿을 국민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 후보의 성공한 부동산 투기로 20대 아들은 30억원대 벼락부자가 됐지만, 이를 바라보는 2030세대에게는 큰 박탈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