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KT 낙하산·구조조정설?…김영섭 대표 설명은 [정지은의 산업노트]
KT가 28일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도입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 상승을 도모하려는 전략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올해는 통신회사라는 한계를 넘어 인공지능(AI)을 더한 ‘AICT’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주주친화정책·혁신 강조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융합기술원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AICT’ 전략을 강조했다. AICT는 AI와 정보통신기술(ICT)를 합쳐 만든 말이다. 김 대표가 지난 달 ‘MWC 2024’에서 공개한 KT 혁신 비전이다. 그는 “혁신 없는 회사는 성장하지 않고, 성장하지 않는 회사는 많은 결실을 볼 수 없다”며 “통신회사라는 한계를 넘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했다.

KT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3개 안건을 의결했다. 이 회사가 분기 배당을 도입한 것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 주도로 지난해 10월 발표한 ‘중기 주주환원 정책’의 후속 조치다. 분기 배당은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 방안으로 꼽힌다. 현금 흐름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많은 주주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021년 분기 배당, 중간배당을 시행해왔다. 이날 정관 변경에 따라 KT는 주당 1960원의 배당금을 다음 달 26일 지급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 후 중장기 수익성 강화 및 체질 개선 전략, 주주환원 정책 등에 공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지난해엔 경영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며 “올해부터는 AI 사업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투자 안전성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후 낙하산 우려에 "금시초문"

이날 일부 주주는 이동통신과 인터넷 시장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통신업 전반이 다 그런 상황”이라며 “IT 전반을 대변하는 AI로 통합해 거듭나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CT 기업으로의 혁신 계획을 거듭 강조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직원 주주의 질문에 김 대표는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인원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은 하지 않지만, 혁신을 위해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순리에 따라 하는 것은 기업 경영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나 정치권 출신의 외부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는 질문엔 “검찰, 정치권 출신이어서 영입한 사람은 양심에 손을 얹고 없다”며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가장 합리적으로 KT를 만들기 위해 전문성이 탁월한 분들을 삼고초려를 해 모셔 왔다”고 대답했다.

다음 달 총선 직후로 검찰이나 정치권 인사가 KT에 올 수 있다는 소문과 관련해서도 “금시초문이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