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3월 27일 수요일>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지난 3거래일 동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7일(미 동부시간) 반발 매수 탓인지 0.5% 안팎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만 장세가 뜨거웠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장 막판 40분간 매수세가 몰렸고 급등세가 나타났습니다. 어제와는 정반대 상황이지요. 결국, 다우는 1.22%, S&P500 지수는 0.86% 뛰었고요. 나스닥은 0.51% 상승했습니다. S&P500 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애플(2.12%)과 테슬라(1.22%)가 상승했지만, 엔비디아는 이틀째 2% 넘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커다란 뉴스나 재료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애플은 올해 들어 7%나 내린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매그니피선트 7(Mag 7) 주식에 비해선 싼 편입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 100거래일 동안 S&P500 지수는 24% 상승한 반면 애플은 소폭 하락했습니다. 2001년 말 아이팟이 출시된 이후 S&P500 지수가 20% 이상 상승했는데, 애플 주가는 내린 100일 구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의 경우 투자자들은 4월 2일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1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발표되는 날인데요.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추정치는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월가 콘센서스는 47만1000대인데요. 오늘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42만5000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기존 추정치 46만9000대에서 9% 낮춘 것이죠. 이는 작년 1분기 인도량 42만2800대를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조나스는 올해 연간 인도량 추정치도 기존 199만대에서 195만대로 낮췄습니다. 지난해 181만 대보다는 8% 증가하는 것이지만, 테슬라가 목표해온 연간 50% 성장에는 턱없이 못 미칩니다.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아마존은 0.86% 올랐는데요. BTIG에 따르면 4월은 역사적으로 아마존에게 최고의 한 달입니다. 2000년 이후 아마존은 23번의 4월 중 18번 올랐고, 평균 월간 상승률은 9.87%에 달한다는 겁니다. BTIG는 “기술적으로 아마존 주가는 2020~2021년 최고치(180~190달러) 수준에서 통합되고 있다. 그 범위를 넘어서면 200달러보다 훨씬 위쪽으로 향하는 문이 열릴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틀째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장중 한때 900달러 선을 깨고 내려가 주당 891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87%, 지난 1년간 240%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3월 들어서는 820~920달러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즉 최근 상승 추세가 강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들 펀더멘털 측면에서 상승 여력이 얼마나 더 남아 있는지 묻고 있는데요. 목표주가 1100달러를 제시하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의 목표주가는 2025 회계연도 추정이익에 37배 멀티플을 곱한 것, 즉 주가수익비율(P/E) 37배를 가정한 것이다. 이는 게임 교체 주기가 지금 바닥이고, 데이터 센터 사업은 강력하고 장기적인 수요에 직면해 앞으로 더 강력한 성장 기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당화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잘 살펴보면 앞으로 주가가 15~20% 추가 상승하려면 굉장히 높은 멀티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수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주식을 팔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엔비디아의 2025년 데이터센터 매출을 1250억 달러로 추정하는데, 이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그해 투자액 2000억 달러(추정)의 60%를 넘는다. 엔비디아 주가가 더 오르려면 그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AMD와의 경쟁 가능성, 빅테크의 자체 칩 출시 움직임 등에 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밈주식 열풍은 주춤했습니다. 게임스톱은 전날 장 마감 뒤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고 밝힌 뒤 15% 급락했습니다. 레딧은 헤지아이에서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있다. 주가가 50% 이상 떨어져야 한다"라고 밝히면서 공매도 대상에 올리는 바람에 11.3%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어제 16% 뛰었던 트럼프 주식(Trump Media & Technology, DJT)은 오늘도 14% 상승했습니다. 트럼프 주식에도 공매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빌리기에 너무 비쌉니다. S3에 따르면 빌릴 수 있는 유통주식이 적고,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면서 평균적으로 공매도하려고 주식을 빌리려는 비용의 200배 이상을 내야 합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2.13%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승 폭은 4.74%에 그칩니다. S&P500 지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소외되어온 소형주를 주목하라는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Fed의 금리 인하로 경기가 개선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죠.

UBS는 "AI에 대한 열광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중·소형주에서도 매력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대형주에 대한 지나친 집중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소형주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고 다각화할 수 있다"라면서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중·소형주에 투자하면 AI 외에 에너지 전환, 바이오 혁신 등 다른 구조적인 성장 테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거시적으로 중·소형주에 우호적인 변곡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Fed가 올해 금리를 세 차례 내리겠다고 제시했는데, 러셀2000 기업이 가진 부채의 거의 절반이 변동금리이어서 혜택이 예상된다는 것이죠. 반면 대기업은 변동금리 부채가 약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세 번째는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대형기술주는 장기 평균 밸류에이션보다 약 37% 프리미엄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반면 S&P600 소형주 지수의 P/E는 10년 평균보다 낮고 S&P500 대형주 지수 대비 35% 할인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펀드스트랫은 작년 말부터 “2024년 최고의 아이디어는 최소 50% 상승 여력이 있는 소형주"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펀드스트랫은 "러셀2000 기업들은 이제 S&P500 대기업에 비해 더 빠르게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 밸류에이션도 훨씬 더 매력적이다. 경기 개선으로 CEO들의 신뢰가 회복되면 이처럼 낮은 밸류에이션이 M&A의 발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BMO는 "중·소형주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가 전반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추세는 중·소형주의 바닥이 형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형주, 소형주 모두 그동안 부당한 처벌을 받아왔다. 우리는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상대적 약점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중·소형주가 오르려면 Fed가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약간의 불안감이 있습니다. 그게 최근 달러화 강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Fed가 여전히 세 번의 금리 인하를 제시했는데도 달러 강세가 강해지면서 오히려 17년 만에 금리를 올린 일본의 엔화는 오늘 1달러당 151.95엔까지 내려갔습니다. 34년 만에 장중 기준 최고 수준입니다. 그동안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있었는데, 정작 올리고 나자 더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요. 이에 정부뿐 아니라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까지 구두개입에 나서야 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가 금리를 내리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지만, 미국 경제와 인플레가 강해서 불안감이 있다. 그런데 Fed가 봉인을 풀자 스위스가 즉각 금리를 내리는 등 다른 중앙은행들이 인하를 서두르면서 달러가 더 강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스웨덴의 중앙은행은 성명서에 "인플레이션 전망이 우호적이라면 5월이나 6월에 정책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문구를 넣어서 발표했습니다. 또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부총재는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우리가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어제 무너진 볼티모어 항구의 다리가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볼티모어 다리 붕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첫 번째 금리 인하 시기가 6월에서 9월로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자동차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해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0.2%포인트 높아지고 근원 CPI가 3%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겁니다.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다만 월가는 전반적으로 다리 붕괴 사고가 공급망에 미칠 영향은 별로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우리의 초기 평가는 이번 사태가 차량 인플레이션에 최소한의 영향만을 미치리라는 것이다. 볼티모어는 차량 수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항구이지만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육로를 통해 더 많은 차량이 수입된다. 더욱이 재난이 발생한 지 24시간도 채 안 되어 선박들은 이미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로 방향을 바꾸었고 가까운 버지니아 항 등은 이런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자동차를 포함한 특정 산업에 일시적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 가정을 즉시 바꿀 정도는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볼티모어 항구의 중단 기간과 무역 경로가 얼마나 빨리 변경될 수 있는지에 따라 경제적 비용은 결정될 것이다. 좋은 소식은 버지니아 항구와 뉴욕/뉴저지 항구가 2022년에 과거 평균보다 눈에 띄게 많은 컨테이너를 처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볼티모어 항의 화물이 다른 항구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유가가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JP모건은 러시아의 석유 감산 결정으로 인해 올해 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월가 주요 금융사가 전망하는 80~90달러보다 높습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석유 기업들에 6월 말까지 석유 생산량을 하루 900만 배럴 목표로 줄이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지요. 지난 2월 말 하루 생산량은 950만 배럴이었습니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움직임이 "놀랍다. OPEC+가 오는 6월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있어 유가 상승은 증폭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11월 미국 대선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해지겠지요. 이에 미국은 전략 비축유 방출로 대응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내일은 3월 마지막 거래일이며, 1분기 마지막 거래일이어서 리밸런싱이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지난 1분기 동안 S&P500 지수는 10% 넘게 올랐고 글로벌 채권은 소폭 하락했기 때문에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는 식이 될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연기금들이 약 320억 달러의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추정대로 되면 지난 3년 동안의 리밸런싱을 백분위로 따졌을 때 89분위에 해당할 만큼 큰 규모가 될 것입니다. 밀러터박의 매트 맬리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거의 매 분기 말에 월가 주변에서는 대규모 리밸런싱이 있을 것이란 얘기를 듣는다. 하지만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끔 분기 말 주말 직전에 약간 흥미로운 움직임을 만들 수는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리밸런싱 영향인지,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7거래일 동안 6거래일째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3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bp 하락해 4.194%에 거래됐습니다. 2주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2년물은 2.7bp 내린 4.57%를 기록했고요.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채권 수요는 리밸런싱 수요가 아니더라도 강합니다. 재무부가 실시한 430억 달러 규모의 국채 7년물 경매에서는 강력한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금리가 4.185%까지 낮아졌습니다. 발행 당시 시장 금리인 4.193%보다 낮았죠. 응찰률이 2.61배로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고, 간접 수요도 69.7%에 달해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어제 5년물 경매처럼 강한 해외 투자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뉴욕 금융시장은 이번 주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입니다. 금요일이 휴일(Good Friday)이어서 거래일이 나흘로 줄어든 데다,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인데 하필이면 금요일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는 이런 횡보세를 잠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단기에 급등했고 기존의 오를 만한 소재(금리 인하, 이익 증가, AI 등)가 이미 가격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다른 재료가 나타날 때까지는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죠.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긍정적 펀더멘털, 부정적인 리밸런싱 흐름, 적은 거래량이 이번 주의 이야기다. 강세장 내러티브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다음주 이내에는 이러한 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찰스 슈왑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주가는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변동성 지수(VIX)는 12~13 수준으로 2개월 범위의 하단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질서 있는 시장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다. 4월 12일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앞으로 몇 주 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한 횡보 환경에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미지의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라고 덧붙였지만요.

시장에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 이벤트로는 4월 5일에 발표될 3월 고용보고서, 4월 10일 나오는 3월 소비자물가(CPI)가 있습니다. 4월 12일에는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고요. 4월 15일은 미국의 세금 납부 마감일입니다.
"몇 년간 보유해온 엔비디아 매각" 이유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