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강자' 쌍용C&E 신용도 '흔들'
국내 시멘트 업체 쌍용C&E(사진)의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작업에 따라 자금이 유출되면서 재무구조가 훼손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18일 쌍용C&E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쌍용C&E의 신용도를 ‘A-(부정적)’로 평가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진행하는 쌍용C&E 공개매수 작업이 재무구조에 부정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쌍용C&E는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지난 6일까지 잔여 지분 자사주 20.1%(1억25만4756주)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 바 있다. 최대주주인 한앤코는 이번 공개매수를 매듭지은 뒤 쌍용C&E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기적 주주가치 향상 압박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배당으로 차입금이 큰 폭 늘어난 가운데 공개매수도 진행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졌다”며 “공개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차입금 조달과 자기자본 감소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180%를 웃돌고, 차입금의존도는 46%대로 치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도 쌍용C&E 재무구조를 갉아 먹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앤코는 2012년 쌍용C&E(당시 쌍용양회공업) 지분 일부를 취득한 뒤 2016년 1호 블라인드펀드를 추가로 투입해 경영권을 사들였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2016년 이후 분기별 배당 지급 정책 등을 유지하고 있다”며 “2019년 이후부터는 연간 배당 규모가 2000억원을 웃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쌍용C&E에 대한 신용도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상장폐지 이후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배당을 비롯한 주주친화책과 경영권 매각 가능성 등 경영 변수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