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과 건강관리의 성배 같은 책...비만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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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정소연의 탐나는 책
<비만 코드>, 제이슨 펑, 제효영 번역, 시그마북스
<비만 코드>, 제이슨 펑, 제효영 번역, 시그마북스
현대인은 비스킷 하나 앞에서도 고민을 한다. 아는 게 병이라서…. 이걸 먹으면 점심에 흰밥 두 숟가락 남긴 게 무슨 소용이야, 한숨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각종 행사가 여전히 활발하던 그 시절 어느 날이었다. 조찬 강연에 어색하게 참석하게 된 나는 행사장 뒤편에 마련된 아침밥 대용으로 나온 음식을 골랐다. 초코빵과 우유였다. 여섯 명이 둘러앉은 둥그런 테이블에 초코빵을 집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나뿐이었다. (이런 경우가 요즘에는 매우 드물다.) 토스트 한쪽만 고르거나 ‘심지어’ 바나나 반 개만 고른 사람도 있었다. 내 옆자리에서 들리는 혼잣말은 이랬다.
“저 초코빵 먹으면 혈당이 치솟겠지.”
그때는 오지랖처럼 들렸던 저 말이, 왜 지금은 ‘아, 초코빵 한입만 먹고 싶다’로 재해석되는지 이제 나는 알 것 같다. 친구들 얘기를 들어봐도, 요즘은 간단한 통증 때문에 병원에 가도 의사가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한단다. 겁도 나고 굳이 여러 검사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 돌아오는 답은 이렇다.
“이제 나이가 있으셔서요.”
다행히 진단 결과가 나와도 대개 체중 관리를 하라는 건강 조언 정도로 진료는 마무리된다. 다이어트. 대표적인 콩글리시인 이 단어야말로 작심삼일과 같은 이름 아니던가. ‘나잇살’이란 이름하에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가 느려지니 어차피 살찌는 건 감수해야 한다고 서로 덕담 아닌 덕담을 나누기도 한다. 그래도 이전 사이즈로 돌아가겠다면, 그보다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보겠다면 몸속 지방은 문제긴 문제다.
2016년에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아마존 건강 분야 상위권을 지키는 책이 한 권 있다. 신장 전문의 제이슨 펑이 쓴 <비만 코드(The Obesity Code)>는 비만과 다이어트에 대한 일반의 상식을 완벽하게 깼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책은 기존에 다이어트의 정석으로 간주되던 ‘칼로리 제한 식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고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제한해야 할 대상은 식사량으로 대표되는 칼로리가 아니라 인슐린을 과잉 분비하게 하는 정제 탄수화물이었다.
설탕과 밀가루를 줄이면 굳이 전체 음식 섭취량을 줄이지 않아도 몸속 지방이 줄어들고 체중이 빠진다. 나 같은 편집자들은 ‘당과 기분’의 연결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참아볼 수밖에. 여기에 한 가지 방법을 더 덧붙인다면 간헐적 단식도 시도해 볼만하다. 한 끼를 굶는 것인데 본인 몸 상태와 맞아야 하니 주의가 더 필요하다.
토요일 아침에 간헐적 단식을 한번 해볼까, 생각은 해보지만 이제 컨디션 때문에 몰아서 늦잠을 자지도 않기 때문에 아침을 거를 일이란 거의 없다. 회사 동료들 따라서 일주일에 한두 번 먹는 샐러드에서 등치되지 않는 위로거리를 찾아본다.
건강관리의 정석 격인 <비만 코드>를 다 읽고 의욕을 더 내본다면, 최근 출간된 <글루코스 혁명>의 지침을 따라 봐도 좋겠다. 당은 무엇이든 마찬가지이니 내가 좋아하는 걸로 조금 먹어도 좋다고 한다. 다행이다, 쿠키 한 조각에 너무 머뭇거리지 말자. 다만 간식보다는 디저트로 몰아서 먹는 게 낫다고 한다. 의학, 생화학의 발달 덕분에 건강서도 일개인의 경험치 ‘카더라’를 넘어서는 좋은 책들이 많다. 책도 음식도 골고루.
코로나 팬데믹 이전, 각종 행사가 여전히 활발하던 그 시절 어느 날이었다. 조찬 강연에 어색하게 참석하게 된 나는 행사장 뒤편에 마련된 아침밥 대용으로 나온 음식을 골랐다. 초코빵과 우유였다. 여섯 명이 둘러앉은 둥그런 테이블에 초코빵을 집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나뿐이었다. (이런 경우가 요즘에는 매우 드물다.) 토스트 한쪽만 고르거나 ‘심지어’ 바나나 반 개만 고른 사람도 있었다. 내 옆자리에서 들리는 혼잣말은 이랬다.
“저 초코빵 먹으면 혈당이 치솟겠지.”
그때는 오지랖처럼 들렸던 저 말이, 왜 지금은 ‘아, 초코빵 한입만 먹고 싶다’로 재해석되는지 이제 나는 알 것 같다. 친구들 얘기를 들어봐도, 요즘은 간단한 통증 때문에 병원에 가도 의사가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한단다. 겁도 나고 굳이 여러 검사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 돌아오는 답은 이렇다.
“이제 나이가 있으셔서요.”
다행히 진단 결과가 나와도 대개 체중 관리를 하라는 건강 조언 정도로 진료는 마무리된다. 다이어트. 대표적인 콩글리시인 이 단어야말로 작심삼일과 같은 이름 아니던가. ‘나잇살’이란 이름하에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가 느려지니 어차피 살찌는 건 감수해야 한다고 서로 덕담 아닌 덕담을 나누기도 한다. 그래도 이전 사이즈로 돌아가겠다면, 그보다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보겠다면 몸속 지방은 문제긴 문제다.
2016년에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아마존 건강 분야 상위권을 지키는 책이 한 권 있다. 신장 전문의 제이슨 펑이 쓴 <비만 코드(The Obesity Code)>는 비만과 다이어트에 대한 일반의 상식을 완벽하게 깼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책은 기존에 다이어트의 정석으로 간주되던 ‘칼로리 제한 식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고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제한해야 할 대상은 식사량으로 대표되는 칼로리가 아니라 인슐린을 과잉 분비하게 하는 정제 탄수화물이었다.
"비만은 호르몬의 체지방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결과다. 인체는 기준 체중을 설정하고 유지하며 그 기능은 집 안에 설치된 온도조절기와 매우 흡사하다. 설정된 기준 체중이 너무 높으면 비만이 된다. 그렇다면 인체가 설정한 체중이 그토록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인슐린이다."사람들은 잘 차려놓은 뷔페에 가면 많이 먹겠다는 의욕이 솟지만 정작 평소 식사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제이슨 펑에 따르면,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먹는 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식품가공업의 발달로 인해 정제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는 게 진짜 문제였다. 한마디로 밀가루와 설탕이다. 정제 탄수화물은 오랜 보관이 용이하도록 섬유질을 제거하고 당만 남긴 것이다.
설탕과 밀가루를 줄이면 굳이 전체 음식 섭취량을 줄이지 않아도 몸속 지방이 줄어들고 체중이 빠진다. 나 같은 편집자들은 ‘당과 기분’의 연결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참아볼 수밖에. 여기에 한 가지 방법을 더 덧붙인다면 간헐적 단식도 시도해 볼만하다. 한 끼를 굶는 것인데 본인 몸 상태와 맞아야 하니 주의가 더 필요하다.
"정기적인 단식으로 인슐린 농도를 꾸준히 낮추면 인슐린 민감도가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체중 감량이라는 퍼즐에서 빠진 조각과 같다. (…) 인슐린 저항성은 지속성과 고농도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갖추어질 때 발생하므로 단식을 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토요일 아침에 간헐적 단식을 한번 해볼까, 생각은 해보지만 이제 컨디션 때문에 몰아서 늦잠을 자지도 않기 때문에 아침을 거를 일이란 거의 없다. 회사 동료들 따라서 일주일에 한두 번 먹는 샐러드에서 등치되지 않는 위로거리를 찾아본다.
건강관리의 정석 격인 <비만 코드>를 다 읽고 의욕을 더 내본다면, 최근 출간된 <글루코스 혁명>의 지침을 따라 봐도 좋겠다. 당은 무엇이든 마찬가지이니 내가 좋아하는 걸로 조금 먹어도 좋다고 한다. 다행이다, 쿠키 한 조각에 너무 머뭇거리지 말자. 다만 간식보다는 디저트로 몰아서 먹는 게 낫다고 한다. 의학, 생화학의 발달 덕분에 건강서도 일개인의 경험치 ‘카더라’를 넘어서는 좋은 책들이 많다. 책도 음식도 골고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