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식 대동 북미 법인장.  대동 제공
박준식 대동 북미 법인장. 대동 제공
대동이 북미 법인 주요 임원 인사를 냈다. 트랙터를 넘어 농업·농기계 솔루션(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대동은 북미 법인장으로 박준식 커스터머비즈 부문장을 임명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북미법인 경영총괄은 윤치환 대동 사업혁신부문 부문장이 맡았다. 그간 해외 시장을 개척해온 박준식 부사장이 경영 혁신을 담당해온 윤치환 전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업계에선 대동이 이번 선임을 계기로 미국 시장에서 ‘전화위복’을 노린다고 평가했다. 엔데믹으로 ‘코로나 특수’가 끝나 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 ‘농기계 3사’(대동 TYM LS엠트론) 모두 ‘외형 감소’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동은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한 1조433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 떨어졌다. TYM은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으로 8378억원·77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8.2%·36.7% 줄어들었다. LS엠트론도 실적 하락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트랙터 시장 규모가 2022년엔 30만대였는데, 지난해엔 24만대까지 떨어졌다”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 취미농을 중심으로 급증했던 수요가 지난해 들어 다시 팬데믹 전 수준으로 ‘원상복구’됐다”고 분석했다. 대동 TYM의 북미 매출 비중은 2022년 기준 각각 약 56.8% 62.7%였다. 북미 매출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 LS엠트론도 나머지 2개사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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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선 단일 국가 1위 시장인 미국을 놓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올해 북미 트랙터 시장 규모가 163억9000만달러(약 2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 세계 트랙터 시장 가운데 약 19.6%다. 유럽 전체 트랙터 시장보다도 9억2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더 크다.

대동은 이번 임원 선임으로 트랙터 부문 영업이익을 높이고 사업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트랙터에선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대형 제품군을 강화한다. 올해 중형(60~80마력) 트랙터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신사업으론 스키드 로더와 잔디깍기 로봇 등 농업·조경용 장비를 강화한다. 농작물을 통합 관제할 수 있는 플랫폼 ‘대동 커넥트 앱’도 하반기 출시하는 등 적극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박준식 대동 북미 법인장은 “북미에서 두번째 퀀텀 점프를 이뤄내려면 기존 사업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미래 사업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북미 성장성을 높여 성과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djdd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