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 매장 영업을 돌연 중단했다. 이달 문을 여는 구찌의 팝업스토어가 샤넬 매장을 가린다는 이유에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전날부터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매장을 열지 않고 있다. 언제 영업을 재개할지도 미정이다. 갤러리아명품관 샤넬 매장은 1997년 문을 연 ‘국내 1호’ 매장이다.

샤넬 측은 매장 앞 상설 팝업 공간에 들어서는 구찌 팝업스토어가 매장의 가시성과 운영 환경에 지장을 줘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팝업 공간은 갤러리아명품관 이스트(EAST) 1층 정문 출입구에 있다. 샤넬과 샤넬워치&주얼리, 까르띠에 매장이 이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샤넬코리아는 “부티크 환경에 대한 당사와의 계약을 명백히 위반했다”며 “양사가 공유해온 오랜 파트너십을 중대하게 저해하는 갤러리아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한화갤러리아는 팝업 설치를 두고 두 브랜드와 여러 차례 협의하던 중 샤넬이 영업을 중단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샤넬이 문제 삼은 이번 팝업 행사는 3월 1~15일 열리는 ‘구찌 앙코라’ 팝업스토어다. 세계 10개 점포에서 진행되는데, 국내에서는 갤러리아명품관에만 팝업스토어가 마련됐다.

백화점 운영 방식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매장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특히 해당 공간은 2019년부터 운영돼온 상설 팝업 공간이다. 구찌 이전에도 디올, 루이비통, 막스마라, 보테가베네타 등 여러 브랜드가 행사를 열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