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아 지사장 "동남아에서 활로 찾은 K셀러, 5년 만에 40배나 늘었죠"
“쇼피에 입점한 한국 셀러(판매자) 수는 5년 전과 비교해 40배 늘었습니다.”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사진)은 21일 서울 역삼동 센터필드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쇼피는 다른 곳과 비교해 한국 셀러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큰 플랫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쇼피는 2015년 싱가포르에 설립돼 현재 대만 태국 필리핀 등 7개국에서 월간활성이용자(MAU)와 체류 시간 1위를 기록 중인 동남아시아 최대 e커머스 플랫폼이다.

최근 쇼피는 ‘K셀러’들의 동남아 진출 핵심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쇼피는 국내에서 소비자 대상 오픈마켓은 운영하지 않는 대신 한국 셀러들을 모집해 해외 쇼피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있다. 핵심 타깃은 동남아에 진출하려는 중소 상공인이다. 권 지사장은 “쇼피는 다른 경쟁 e커머스 플랫폼들과 비교해 셀러의 진입장벽이 낮다”며 “셀러에게 판매 대금을 지급하는 정산 주기도 매우 짧다”고 말했다.

쇼피가 내세우는 가장 큰 차별점은 물류 서비스다. 셀러가 상품을 인천항까지만 보내면 현지 운송부터 보관·포장·배송·재고관리를 모두 지원한다. 물량이 적어도 상관없다. 적은 물량을 다른 셀러 상품들과 합해 컨테이너에 선적하기 때문이다. 셀러들의 자체 배송에 비해 비용을 60%가량 아낄 수 있다는 게 쇼피 측 설명이다.

권 지사장은 “일반적으로 선박 운송을 하면 미리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현지에 보내야 해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항공 운송은 비용 부담이 크다”며 “쇼피는 적은 물량이라도 다른 상품과 합해 배송하는 만큼 셀러들에게 비용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쇼피는 최근 베트남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권 지사장은 “베트남에서 한국 제품 판매가 재작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가장 인기 있는 화장품의 경우 패션과 다르게 상품 종류는 적지만 제품당 주문량이 많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현지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많은 국내 중소 브랜드가 쇼피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남성 뷰티 브랜드 ‘그라펜’과 샴푸 브랜드 ‘쿤달’ 등이 대표적이다. 권 지사장은 “일부 브랜드는 쇼피 입점 직후 쇼피 물류 서비스를 이용해 현지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며 “다른 해외 크로스보더 e커머스와 달리 쇼피는 한국 셀러 전용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2018년부터 쇼피코리아와 쇼피재팬 지사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권 지사장은 “쇼피의 경쟁 상대는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동남아에서 쇼피는 경쟁 업체가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며 “끊임없는 서비스 혁신과 셀러에 대한 지원이 현재의 쇼피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