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스위스 중소은행 CEO
'美 투자 부실' 책임 잇단 사임
'위기 진앙' NYCB 주가 반토막
부동산 비중 큰 소형은행들 '불안'
○치솟는 부동산 대출 충당금
스위스 줄리어스베어은행은 이날 5억8600만스위스프랑(약 9000억원)의 신용손실을 공개하면서 필립 리켄바허 CEO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파산한 오스트리아 부동산 그룹 시그나 등 3개 기업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한 여파다. 미국 뉴욕 크라이슬러빌딩과 독일 베를린의 유명 백화점 카데베 등을 보유한 시그나는 지난해 차입 비용 급등에 따른 손실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줄리어스베어는 이 대출을 내준 사모대출 사업부도 정리한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며 21.5% 하락한 일본 인터넷은행인 아오조라은행 주가는 이날 15.9% 더 떨어졌다. 다니카와 케이 CEO는 책임을 지고 오는 4월 1일 사임하기로 했다. 아오조라은행은 2023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280억엔(약 2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오조라은행의 총대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기준 4조엔으로, 이 중 약 3분의 1이 해외 대출이고 2800억엔가량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두 배로 뛰는 오피스 공실률
이번 상업용 부동산 위기의 진앙으로 꼽히는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는 이날 11.13% 추가 하락했다. 일시적인 실적 부진이라는 일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은행 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되살아나며 전날 주가가 37.67% 떨어지는 등 이틀 사이 44.6% 내렸다.재택근무가 확산되고 기업들이 사무공간을 줄이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데이터 회사 코스타그룹에 따르면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말 13.6%로, 2019년 말 9.4%에 비해 대폭 올랐다. 올해 말에는 15.7%로 더 오르고, 2026년 말에는 17%를 넘을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2.25%였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2024년 4.5%, 2025년 4.9%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고금리 탓에 변동금리 대출 비용이 불어나면서 만기까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중소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위험성이 크다는 평가다.
JP모간에 따르면 자산 규모가 1000억달러 미만인 소형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28.7%로 대형은행(6.5%)보다 네 배 이상 높다. NYCB에서 시작된 위기가 미 아칸소주 지역은행 오자크은행과 뉴저지주 밸리내셔널뱅코프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자크은행과 밸리내셔널뱅코프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각각 은행 수익자산의 약 63%다. 두 은행의 주가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각각 12.91%, 14.09% 하락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