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4개국 순방 뒤 "아랍 측과 홍해 항로 안전 문제 소통·조율"
中왕이 "홍해 긴장은 가자지구 충돌 파급효과…기름 붓지 말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물류 통로 홍해에서 예멘 반군 후티의 상선 공격이 잇따르고 이에 대응한 미국 등의 보복 공습으로 긴장이 격화한 가운데, 중국은 현재 국면에 연관된 모든 당사자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집트·튀니지·토고·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을 소화한 뒤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에서 우리는 가자지구 충돌의 파급 영향, 특히 홍해 항로의 안전 문제에 관해 아랍 측과 소통·조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주임은 "중국은 처음부터 홍해의 긴장 국면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며 "민간 선박 공격 행위 중지를 호소하면서 관련 당사자들에게 홍해 긴장 형세에 기름을 붓는 일을 피하고, 법에 따라 홍해 수역의 항로 안전을 함께 지키자고 촉구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예멘을 포함한 홍해 연안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 또한 확실히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왕 주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선박 공격 행위 중단, 글로벌 산업·공급망의 원활한 통행과 국제 무역 질서 수호를 호소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어떤 국가에도 예멘에 무력을 사용할 권한을 준 바 없다"는 등의 입장을 내놨다.

외국 상선들을 공격해온 후티 반군이나 다국적군을 조직해 후티를 타격 중인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양측을 모두 비판한 셈이다.

왕 주임은 홍해 사태의 근본 원인이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지연에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이 발생한 지 100일이 넘으면서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했고,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벌어졌다"며 "중국은 팔레스타인 인민이 민족의 합법적 권리를 되찾는 정당한 일을 확고히 지지하고,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건설이라는 숙원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편, 왕 주임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일제히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열린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이 승리한 뒤 중국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확인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왕 주임은 "(이번에 방문한) 4개국 정상이 즉시 공개적으로 중국의 국가 주권·영토 완전성 수호를 명확히 지지했다"며 "아프리카 전체에서 중국과 수교한 53개국이 다양한 형식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평화통일 대업에 굳건한 지지를 보냈다"고 했다.

아프리카 순방을 마친 왕 주임은 18∼22일 브라질·자메이카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19일 셀소 아모림 브라질 대통령 수석 특별 고문과 마우로 비에이라 외교장관을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브라질의 재산업화 및 신성장가속화 계획을 전략적으로 연결하고, 농업·에너지·광업·인프라·항공우주 등 전통 영역의 협력을 심화하며, 상호연결과 의료·녹색·디지털경제·청정에너지·인공지능 등 신흥 영역에서의 협력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