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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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을 발표할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루 전 다시 한 번 암호화폐의 신뢰성이 도전받는 거짓 트윗 소동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원래 예정대로면 SEC는 현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를 신청한 아크 인베스트와 21셰어즈의 펀드에 대한 SEC의 승인 여부를 이 날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루전 거짓 트윗 소동이 벌어진 후 비트코인은 10일(미국현지시간) 동부표준시로 오전 8시40분 기준 허위트윗 소동이 벌어지기 전보다 0.9% 하락한 4만 5,114달러에 거래중이다.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 주가도 이 날 개장전 거래에서 3%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SEC의 계정을 해킹한 침입자가 9일 동부 표준시로 오후 4시에 비트코인 ETF가 승인됐다는 허위 게시물을 올렸을 때 비트코인은 4만8,000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SEC가 이 게시물이 허위라고 밝히자 2% 가까이 하락했다. SEC는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법 집행기관과 협력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SEC 계정 해킹 소동이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음에도 시장 참여자들은 ETF 승인 일정 자체는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21셰어즈의 오필리아 스나이더 CEO는 "10년간 작업해온 일이 마지막에 드라마가 없을리 없다"면서도 이 소동이 "앞으로의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미국 로펌 시워드&키셀에서 암호화폐 그룹을 이끄는 변호사 앤서니 투세킨은도 “이 사건이 승인 가능성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EC는 비트코인 시장의 사기 및 조작에 대한 감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펀드 승인을 거부해왔다. 암호화폐를 불신해온 SEC 위원장 게리 갠슬러는 지난 8일에도 자신의 X계정을 통해 “암호화폐 자산 투자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거듭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신탁을 운용해온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SEC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 해 연방법원은 SEC가 자의적인 이유로 펀드 승인을 거부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판결해 펀드 승인의 길이 열렸다. SEC가 연방 판사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항소하기로 결정하지 않은 만큼 절차적 미비를 이유로 한 짧은 지연 이외에 더 오래 지연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현물투자 ETF가 승인되면 비트코인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해왔다. 주류 금융회사들이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 현물을 매수하는 만큼 자금 유입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0일까지 블랙록, 피델리티, 인베스코 등 약 12개 펀드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을 보유하는 ETF 를 신청했다.

월가 분석가들은 평균적으로 비트코인 ETF 효과로 5년간 550억달러(66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탠다드 차터드의 경우 비트코인 ETF가 올해에만 500억달러~ 1000억 달러를 끌어들여 비트코인 가격을 10만 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막상 승인이 발표되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IG호주 PTY의 시장 분석가 토니 시카모어는 허위 트윗소동후 비트코인의 급락은 '뉴스에 팔라'는 반응의 위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근 랠리가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빈약한 기초 위에 세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암호자산 시장을 모니터링하는 카이코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말 FTX의 붕괴 이후 줄어든 암호자산 시장의 유동성은 지난 해 비트코인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