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대 중에서도 최상위권 의대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국 39개 의대 중 14개 의대에서 총 33명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톱5 의대’로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울산대는 수시 미충원 인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빅5 병원으로 꼽히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병원과 연계돼 있어 의대 중에서도 최상위권으로 여겨진다.

반면 지방 의대에서는 24명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서울에서도 고려대와 한양대 의대에서 수시 정원 중 각각 8명, 1명을 채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여섯 번 지원할 수 있는 수시에서 의대 지원자가 많아지면서 미충원 인원이 늘었다고 풀이했다. 의대 간 중복 합격으로 인한 연쇄 이동 과정에서 최상위권 의대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의대 미충원 인원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19학년도에 213명이던 의대 미충원 인원은 2020학년도 162명, 2021학년도 157명, 2022학년도 63명, 2023학년도 13명, 2024학년도에 33명으로 줄었다. 의대에 합격하면 그중 상위권 의대로 갈 뿐, 공대 등 다른 전공으로 빠져나가는 학생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우려한 것처럼 ‘불수능’으로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지 못해 수시 이월이 늘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전국 27개 지방권 의대 중 15개대가 수시 미충원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을 보면 수시 최저등급을 못 맞춘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시에서는 지방대 의대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요 의대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서울 및 수도권 학생 상당수가 지방권 의대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방권 의대는 정시에서 수시와 달리 지역인재 선발 비중이 30%로 낮아진다. 수시에서는 평균 60%를 지역인재로 선발한다. 지난해 서울권 의대 정시 평균 경쟁률은 3.74 대 1, 지방권 의대는 7.76 대 1로 지방권이 서울권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