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OLED·스마트폰 '쾌청'…자동차도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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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2024 업종별 분석 및 전망
올해 정보기술(IT) 시장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반도체산업에선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AI 반도체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과잉 상황이 완화된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스마트폰에서도 갤럭시 S24 등 AI 기능이 들어간 신제품이 쏟아지며 소비 회복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다. 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성장세가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은 올해도 수출과 생산 분야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판매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D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88% 증가한 874억달러(약 11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 조짐을 보인 D램 가격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PC용 D램 범용제품 DDR4 8Gb(기가비트) 평균 가격이 올 1분기 개당 1.6달러에서 4분기 2달러로 2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530억달러(약 70조원)다. 전년 대비 49.6% 증가한 수치다. 향후 3~6개월 동안 낸드플래시 가격이 바닥을 다진 뒤 반등할 것이란 게 가트너의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는 가격을 끌어내렸던 ‘공급 과잉’ 상황이 해소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시작된 감산으로 범용 제품 중심으로 시장에 공급량이 줄면서 고객사들이 재고 해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 AI 제품의 등장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을 이끌고 있다. 이달 공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등을 비롯해 온디바이스 AI 제품이 올해 쏟아질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PC·스마트폰은 인터넷 없이도 스스로 AI 연산·추론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연산·추론을 뒷받침하려면 기기 내부에 상당한 데이터를 축적·보관해둬야 한다. 그만큼 넉넉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온디바이스 AI의 필수품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3년 자동차 산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275만 대로 예측됐다. 금액으로는 3.9% 증가한 715억달러의 수출 실적이 전망된다. 보고서는 지난해 수출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미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됨에 따라 자동차업계에선 소비 심리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66.3%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주요국이 앞다퉈 자국 중심 산업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어 프랑스도 자국 및 유럽 내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자동차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0.7% 증가한 417만 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지난해 2018년(403만 대) 이후 5년 만에 연 생산 400만 대를 회복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내수 판매 전망은 어둡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171만 대로 전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자동차 구매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규모가 1228억달러(약 160조원)로 작년보다 5.4%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TV와 모니터를 비롯한 가전제품 수요가 올 들어 회복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독일 ‘유로 2024’와 파리 하계올림픽 등이 열리는 등 전자제품 교체 수요를 불러올 행사도 예정돼 있다.
디스플레이 가운데 OLED 수요가 특히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해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434억달러(약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 출하량은 올해 650만 대로 지난해보다 16.1% 늘어날 전망이다. TV,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용 전장(전자장치)에도 장착되는 등 OLED 수요처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애플이 올해부터 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에도 OLED 패널을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4.0% 불어난 781억달러(약 101조원)로 예상된다.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실적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두 업체의 OLED 시장 점유율은 81%를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023억원이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4월 8.6세대 OLED 공장에 4조1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하는 등 투자 성과도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4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11억9900만 대로 전년보다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억4900만 대를 기록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11억60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시장이 정체된 와중에 지난해 고물가·고금리까지 겹치며 구매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온디바이스 AI’ 열풍은 이런 정체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챗GPT 같은 AI 모델을 활용하려면 노트북, 스마트폰 등 기기와 통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거대한 외부 서버에서 연산을 처리해야 한다. 높은 유지비, 과도한 전력 소모, 낮은 보안이 단점이다. 각각의 말단 기기가 알아서 AI를 가동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3년 4700만 대에 불과하던 AI 스마트폰 출하량이 향후 4년간 연평균 83%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고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AI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성 AI ‘가우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과 영국 지식재산청(IPO)에 ‘AI 스마트폰’과 ‘AI폰’ 상표 등록을 마쳤다.
가전 시장도 AI가 화두다. ‘CES 2024’에서 삼성전자는 AI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를 공개한다. LG전자는 로봇 가사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CES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최예린/황정수/빈난새/김익환 기자 rambutan@hankyung.com
◆ 반도체 - D램 시장 큰 폭 성장…가격 상승세
올해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공급사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고객사들의 재고도 소진되고 있어서다.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폰·PC 출시로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PC, 스마트폰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수요처로 꼽히는 ‘서버용’ 주문이 재개되면 칩 가격은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D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88% 증가한 874억달러(약 11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 조짐을 보인 D램 가격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PC용 D램 범용제품 DDR4 8Gb(기가비트) 평균 가격이 올 1분기 개당 1.6달러에서 4분기 2달러로 2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530억달러(약 70조원)다. 전년 대비 49.6% 증가한 수치다. 향후 3~6개월 동안 낸드플래시 가격이 바닥을 다진 뒤 반등할 것이란 게 가트너의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는 가격을 끌어내렸던 ‘공급 과잉’ 상황이 해소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시작된 감산으로 범용 제품 중심으로 시장에 공급량이 줄면서 고객사들이 재고 해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 AI 제품의 등장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을 이끌고 있다. 이달 공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등을 비롯해 온디바이스 AI 제품이 올해 쏟아질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PC·스마트폰은 인터넷 없이도 스스로 AI 연산·추론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연산·추론을 뒷받침하려면 기기 내부에 상당한 데이터를 축적·보관해둬야 한다. 그만큼 넉넉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온디바이스 AI의 필수품으로 꼽힌다.
◆ 자동차 - 전기차 등 수출 호조…내수는 위축
지난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5년 만에 ‘연 400만 대 생산’ 고지를 넘어서며 모처럼 훈풍을 맞았다. 코로나19 시기 반도체 공급난으로 쌓여 있던 대기 물량이 풀리고 생산이 정상화하면서 수출과 판매 역시 호조를 보였다. 올해도 수출과 생산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판매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3년 자동차 산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275만 대로 예측됐다. 금액으로는 3.9% 증가한 715억달러의 수출 실적이 전망된다. 보고서는 지난해 수출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미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됨에 따라 자동차업계에선 소비 심리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66.3%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주요국이 앞다퉈 자국 중심 산업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어 프랑스도 자국 및 유럽 내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자동차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0.7% 증가한 417만 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지난해 2018년(403만 대) 이후 5년 만에 연 생산 400만 대를 회복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내수 판매 전망은 어둡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171만 대로 전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자동차 구매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디스플레이 - OLED가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 견인
2024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작년에 비해 늘어날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규모가 1228억달러(약 160조원)로 작년보다 5.4%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TV와 모니터를 비롯한 가전제품 수요가 올 들어 회복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독일 ‘유로 2024’와 파리 하계올림픽 등이 열리는 등 전자제품 교체 수요를 불러올 행사도 예정돼 있다.
디스플레이 가운데 OLED 수요가 특히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해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434억달러(약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 출하량은 올해 650만 대로 지난해보다 16.1% 늘어날 전망이다. TV,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용 전장(전자장치)에도 장착되는 등 OLED 수요처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애플이 올해부터 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에도 OLED 패널을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4.0% 불어난 781억달러(약 101조원)로 예상된다.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실적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두 업체의 OLED 시장 점유율은 81%를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023억원이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4월 8.6세대 OLED 공장에 4조1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하는 등 투자 성과도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스마트폰+가전 - '온디바이스 AI' 열풍으로 시장 확장
2024년 스마트폰 시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며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같은 말단 기기가 스스로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칩을 장착하는 ‘온디바이스 AI’ 열풍이 스마트폰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분석이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4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11억9900만 대로 전년보다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억4900만 대를 기록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11억60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시장이 정체된 와중에 지난해 고물가·고금리까지 겹치며 구매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온디바이스 AI’ 열풍은 이런 정체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챗GPT 같은 AI 모델을 활용하려면 노트북, 스마트폰 등 기기와 통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거대한 외부 서버에서 연산을 처리해야 한다. 높은 유지비, 과도한 전력 소모, 낮은 보안이 단점이다. 각각의 말단 기기가 알아서 AI를 가동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3년 4700만 대에 불과하던 AI 스마트폰 출하량이 향후 4년간 연평균 83%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고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AI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성 AI ‘가우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과 영국 지식재산청(IPO)에 ‘AI 스마트폰’과 ‘AI폰’ 상표 등록을 마쳤다.
가전 시장도 AI가 화두다. ‘CES 2024’에서 삼성전자는 AI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를 공개한다. LG전자는 로봇 가사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CES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최예린/황정수/빈난새/김익환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