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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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특허 분쟁에 휘말린 애플이 미국 내 판매가 중단됐던 애플워치를 당분간 다시 팔 수 있게 됐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날 애플워치 일부 기종의 수입을 금지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일시 중지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전날인 26일 애플이 ITC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제출한 수입 금지 중단 요청을 심리하는 동안 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이다.

앞서 ITC는 지난 10월 애플이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혈중 산소 측정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해당 기술이 적용된 애플워치 모델에 대한 미국 수입을 금지했다. 지난 9월 출시된 신제품인 애플워치 시리즈9와 애플워치 울트라2가 해당됐다.

지난 26일 백악관이 ITC의 결정을 최종 인정하면서 애플워치의 미국 수입 금지는 현실이 됐다. 애플은 중국 등 제3국에서 애플워치를 생산한다. 미국 수입이 중단되면 미국에서 애플워치를 판매할 수 없다.

애플은 정부 결정에 반발하며 26일 즉각 항소했다. 또 애플워치 신제품들이 실제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미 관세국경보호청이 내년 1월 12일까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항소 기간 미국 수입 금지 조치를 중단할지 법원이 심리하는 동안은 애플워치 미국 수입을 임시로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긴급 요청했다.

법원이 이 요청을 하루만에 받아들이며 애플은 당분간 미국에서 애플워치를 판매할 수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1일 온라인에서, 24일 매장에서 애플워치 해당 모델 판매를 중단했다. 애플은 당장 27일부터 미국 내 일부 애플스토어에서 판매를 재개하고, 토요일까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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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사 오펜하이머에 따르면 애플의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서 애플워치 매출은 180억달러로, 전체 매출(383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7%다. 전체 매출의 50%를 넘는 아이폰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그러나 애플워치는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하려는 애플의 핵심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애플워치는 맥박 수 측정 등 사용자의 생체정보를 수집하면서 헬스케어 기기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특허 침해 문제가 본격 불거진 건 2020년 애플이 애플워치에 혈중 산소 농도 측정 기능을 더하면서다. 애플은 2013년께 애플워치를 개발하며 마시모의 최고의료책임자(CMO) 등 직원들 약 20명을 영입했다. 마시모는 2020년 애플을 영업기밀 탈취 및 특허 침해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2021년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애플 경영진이 마시모 경영진을 회사로 초대해 건강감지 기술에 대해 자세히 듣고 마시모 인수를 논의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특허 침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애플워치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개발해 미 관세청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내년 1월 12일 이를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