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 2인자에 '反아베파' 하야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불법 비자금 의혹에 휘말린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각료 4명을 전원 비(非)아베파로 교체했다.

14일 기시다 총리는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 관저 2인자인 관방장관에 자신이 이끌었던 자민당 파벌 ‘기시다파’ 소속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사진)을 임명했다. 경제산업상에는 사이토 겐 전 법무상, 총무상에는 마쓰모토 다케아키 전 총무상, 농림수산상에는 사카모토 데쓰시 전 지방창생담당상을 기용했다. 앞서 스캔들에 휘말린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등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정부 고위직인 부대신(차관)·정무관(차관급)까지 총 10명이 사실상 경질됐다. 이날 임명된 각료 등을 제외한 나머지 후속 인사는 의회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오는 22일께 단행할 예정이다.

하야시 신임 관방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최근까지 이끌었던 기시다파 좌장이다. 방위상, 경제재정상, 농림수산상, 문부과학상을 역임한 뒤 기시다 내각에서 2021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외무상을 지내며 한·일 관계 개선 논의에 참여했다. 아사히신문은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해 ‘포스트 기시다’ 후보로 꼽히며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하야시를 관방장관에 임명한 것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 각료와 부대신을 물갈이하더라도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사태 수습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