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손상조사감시사업 결과보고회…손상 사망자 절반이 '극단 선택' 음독 등 중독환자 10명 중 7명도 자해·자살 목적
지난해 손상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자해·자살로 숨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 등에 중독된 환자의 약 75%는 자해·자살이 목적이었다.
질병관리청은 8일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23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2023년 국가손상조사감시사업 결과보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손상은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인 사고의 결과로 발생하는 신체·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를 뜻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손상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52.1명이었다.
이 가운데 25.2명이 자해·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에 공개된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손상 사망자 인구 10만명당 자해·자살 비율은 2004년 37.7%(63.4명 중 23.9명)였는데 지난해 48.4%로 올랐다.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조사 결과, 자해·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이들 중 25∼34세(2천744명)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15∼24세(1천786명)가 뒤를 이었다.
이들 청년층(4천530명)이 전체 자해·자살 시도에 따른 응급실 방문 사례(9천813명)의 46.2%를 차지했다.
성별로 나누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주요 자해·자살 시도 이유로는 정신과적 문제(44.1%), 가족, 친구와의 갈등(25.5%), 건강문제(7.0%), 직장 또는 학교 문제(5.3%) 등이 꼽혔다.
마약 성분이 담긴 치료약물이나 독성 물질에 따른 중독 입원은 2004년 인구 10만명당 47명에서 2021년 42명으로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중독 입원은 75세 이상(112명)에서 유독 100명을 넘었다.
중독에 따른 응급실 내원 인구는 15∼24세(1천753명), 25∼34세(1천287명), 40∼45세(1천14명)에서 1천명을 넘었다.
중독 환자의 74.5%는 자해·자살이 목적이었고, 주된 중독 물질은 치료 약물(66.9%)이었다.
자해·자살, 중독 등을 모두 포함한 지난해 응급실 내원 손상환자는 19만3천384명이었다.
주요 이유로는 추락·낙상 36.8%, 부딪힘 19.5%, 운수사고 13.5% 등의 순이었다.
응급실을 찾은 손상 환자 중 15.9%는 입원했고, 1.4%는 사망했다.
75세 이상 고령층은 37.2%가 입원했고, 3.9%가 숨을 거뒀다.
이날 결과보고회에서 '손상예방을 위한 손상감시의 역할과 향후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이강현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교수는 "현재 손상 예방·관리를 전반적으로 규율하는 법률이 없다"며 "여러 개별 법률로 관련 기관마다 자체적으로 손상을 관리하는 등 분절적으로 손상을 관리·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