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제시한 2.1%에서 0.2%포인트 높였다. 올해 부진했던 반도체 수요가 되살아나고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도 완화되면서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이 수혜를 볼 것이란 진단이다.

OECD, 내년 韓 성장률 2.3% 전망…0.2%P 높여
OECD는 29일 한국 및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이 담긴 ‘경제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OECD는 매년 6월과 11월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을 발표한다. 3월과 9월에는 주요 20개국(G20)에 한해 중간 전망을 발표한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4%로 9월 전망(1.5%) 대비 0.1%포인트 낮췄다. 대신 내년 전망치를 2.3%로 높였고, 2025년에는 2.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G20 가운데 내년 성장률이 9월 전망 대비 0.2%포인트 이상 상향된 국가는 한국과 미국, 튀르키예, 러시아 등 4개국에 불과하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2.7%로 동결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에 대한 전망이 상대적으로 나아진 셈이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것도, 내년 전망치가 높아진 것도 ‘수출’이 좌우했다. OECD는 반도체 수요 부진과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둔화와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국내 소비·투자 부진을 올해 성장률 하향 요인으로 제시했다.

반면 내년부터는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중국 경제가 개선되면서 한국의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7%로 9월 전망(4.6%)보다 높였다. 전쟁과 무역 분쟁 등의 여파로 올해 1.1%에 그친 세계 교역성장률도 지정학적 위험이 줄어들며 내년엔 2.7%로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3.6%로 9월 전망 대비 0.2%포인트 상향했다. 내년에는 2.7%로 둔화될 것으로 봤지만 전망치는 0.1%포인트 높였다. 그럼에도 한국의 내년 물가 전망치는 OECD 평균(5.3%)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38개 회원국 중 일곱 번째로 낮다.

전망은 개선됐지만 OECD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내놨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