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 /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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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를 주우시는 할머니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주는 엄마를 모른 척해도 괜찮겠냐는 한 딸의 사연이 올라와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곳에 엄마 또래이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글을 적는다"면서 이런 사연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매주 화요일마다 분리수거를 하는데, 할머니도 이때마다 아파트로 와 페트병이나 상자 등을 수거해 간다.

A씨의 어머니는 할머니를 만날 때마다 유통기한이 지난 냉동 볶음밥, 만두, 즉석밥, 라면, 냄새나는 쌀 등을 건넨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는 중국집에서 중국산 김치를 한 포대 받아왔는데, 너무 중국산이라 도저히 못 먹겠다"면서 할머니에게 그대로 준다는 것.

A씨는 "엄마는 항상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정리하면서 '이건 할머니 오시면 줘야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유통기한 지난 음식인 줄 몰랐는데 최근에 알게 됐다"며 "그래서 할머니 주지 말고 버리자고 하면, 엄마는 '할머니가 달라고 해서 주는 건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이런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지만, 막상 할머니가 음식을 감사해하며 받고 있어 자신이 예민한 건지 고민이 크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이시고 어쩌다가 배가 고프신 날에는 우리 집 문을 두들기며 '혹시 남는 음식 없냐'고도 하신다. 정말 이런 음식들을 드리는 게 맞는 건가 싶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따지고 들었을 때 어머니는 "유통기한 지난 거라고 얘기하고 주는 거다. 못 먹을 음식도 아니고 냉동이라 괜찮다. 할머니도 괜찮다는데 왜 네가 유난이냐"고 혼냈다고. A씨는 "제가 정말 유난인 거냐. 할머니도 달라고 하시니까 그냥 모르는 척하는 게 맞는 거냐"고 의견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먼저 "모르고 받는 게 아니라 할머니가 원해서 받아 가는 거면 어쩔 수 없다", "굶는 것보다 낫다", "한 끼 때우는 게 어려운 분들한테는 맛없는 김치도 고마울 수 있다", "냉동이면 유통기한 지나도 상관없다" 등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 있었다.

반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로 취급하는 것 아닌가", "할머니가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저러나", "유통기한 지나기 전의 음식을 드리자", "나눔과 베풂은 내가 못 쓰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쓰는 것을 남과 나누는 것" 등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