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10월7일 기습공격 초기 모습 담은 100분짜리 영상 공개
"지하터널 이동 침투 모습은 첫 공개…무장대원들, 65분간 이스라엘 자유자재 활보"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을 기습공격 때 하마스 대원들이 지하 터널(땅굴)로 이동해 도로를 질주하고 총을 쏘는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CNN방송은 이스라엘군(IDF)으로부터 당시 하마스 대원이 착용하고 있던 보디캠에 찍힌 100여분 분량의 영상을 입수해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땅굴을 거쳐 이동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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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기습공격 당시 하마스가 땅굴을 이용했다고 밝혔는데 하마스 대원이 터널을 거쳐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구체적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영상 속에 나타난 땅굴은 아치형 천장의 좁은 통로와, 교차로나 장비·물품 보관장소 역할을 하는 비교적 큰 공간 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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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굴에 조명은 보이지 않으나 전선이 통로를 따라 이어져 있다.

바닥에는 물건들이 어지러이 쌓여 있다.

하마스 대원이 비춘 손전등 불빛을 따라 수직으로 올라가는 통로와 사다리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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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에는 '숨겨져 있는 것은 훨씬 더 나쁘다'라는 의미의 아랍어 문장이 적혀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어지는 기습공격 영상은 공격 시작 전부터 카메라가 멈출 때까지 거의 100분간 중단 없이 연속으로 촬영됐다.

초반에는 흰색 픽업트럭을 탄 일행이 국경의 첫번째 철조망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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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착용한 대원은 이슬람 유일신 알라를 찬양하는 아랍어 기도 문구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더니 길을 안내하는 듯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라고 말한다.

차량은 약 2분 뒤 두 번째 보안 울타리를 지나 이스라엘 키부츠(집단농장)로 향한다.

영상에는 하마스 대원들이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와 들판을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상당수는 AK-47 소총을 소지했다.

일부는 휴대용 대전차 무기인 로켓추진유탄(RPG)을 등에 메고 있다.

영상이 시작되고 약 17분 뒤, 멀리 건물이 보이는 곳에서 보디캠을 소지한 무장대원이 처음으로 총을 쏘고, 그와 동시에 차량이 멈춘다.

그가 무엇을 쏘아 맞췄는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일행은 상황을 살피고 전열을 가다듬은 뒤 다시 이동을 시작해 키수핌 마을 근처에 도달한다.

보디캠을 가진 무장대원은 차에서 내려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가며 이스라엘군 병사를 향해 총을 쏜다.

이스라엘군을 제압한 뒤에는 총을 빼앗고 카메라를 돌려 '셀카'를 찍으며 동료들과 환호한다.

이름과 함께 자신을 24세의 아이 아버지로 소개한 그는 이스라엘 군인 두 명을 사살했다면서 승리를 거두고 순교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영상은 다시 차량 이동 장면으로 이어진다.

도로에는 이들보다 앞서 침투한 하마스 대원들에게 사살된 것으로 보이는 이스라엘인들의 시신이 보인다.

이 무장대원은 이후 다시 차에서 내려 레임 키부츠 인근의 군 기지로 접근하던 중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는다.

영상은 그가 비명을 지르며 땅에 쓰러지며 카메라가 흔들리는 모습으로 끝난다.

CNN은 보디캠을 착용한 무장대원과 일행들이 가자지구에서 철책을 넘어온 뒤 약 65분 동안 아무 위협을 받지 않은 채 도로를 질주하고 들판을 가로지르며 이스라엘 땅을 자유롭게 활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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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이들이 이스라엘 에인하슐로샤와 키수핌 마을을 지나 약 10마일(약 16㎞)을 이동했으며, 영상 속 지리정보를 파악하고 기습공격 당시 다른 영상들과 비교해 해당 장소가 실제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