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kt를 6-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kt를 6-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9년 만에 LG 트윈스의 우승을 이끌고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상(MVP)을 받게 된 주장 오지환(33)이 고(故)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미래의 KS MVP'에게 남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오지환은 구광모 LG 회장에게 이 시계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 그 의미를 남다르게 했다.

오지환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S 5차전 kt wiz와 홈 경기에서 승리해 KS 우승을 확정지은 뒤 공식 인터뷰에서 "아직 롤렉스 시계를 보진 못했지만, 사실 고민이 많다"며 "구단은 MVP에게 시계를 준다고 했지만, 차고 다니기엔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겠다. 롤렉스 시계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고 구본무 회장이 구입해 금고에서 잠들어 있던 롤렉스 시계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 사진=뉴스1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고 구본무 회장이 구입해 금고에서 잠들어 있던 롤렉스 시계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 사진=뉴스1
2018년 작고한 구 선대회장은 1998년 "우승하면 KS MVP에게 전달하라"면서 당시 돈으로 약 8000만원에 달하는 고급 롤렉스 시계를 해외 출장길에 구입해 구단에 전달했다. 25년 동안 금고에 잠들어 있던 탓에 LG 트윈스 팬들 사이에서는 '전설의 롤렉스'라고 불리기도 했다. 구 선대회장이 1995년 시즌을 앞두고 "우승하면 이 소주로 축배를 들자"고 쟁여둔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도 롤렉스 시계와 함께 '봉인 해제'됐다.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 선대회장은 야구광으로 재계에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구 선대회장은 자율경영을 구단 운영에 접목해 '깨끗한 야구, 이기는 야구'를 강조했다. 그의 지원에 힘입어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 1994년 두 차례 KS 우승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해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LG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했던 구 선대회장은 2군 선수들의 이름과 출신 학교까지 전부 외울 정도로 구단에 애정이 남달랐다는 후문이다.
고(故) 구본무 LG 선대회장. / 사진=LG
고(故) 구본무 LG 선대회장. / 사진=LG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LG는 이날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KS 5차전에서 kt wiz를 6-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LG가 KS 정상에 오른 건 1990년, 1994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이자 29년 만의 일이다. 학창 시절부터 LG 팬이었다는 오지환은 "그동안 LG 팬분들은 (우승을) 오래 기다리셨다"며 "기쁘고 울컥한 느낌이 든다. 함께 야구 했던 선배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기뻐했다.

한편,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LG 계열사들의 우승 기념 프로모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자, 생활건강, 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는 다양한 우승 기념 프로모션 행사를 논의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자는 온라인몰에서 추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LG 트윈스 우승 시 멤버십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