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80억짜리 '황금 변기', 4년 만에 범인 잡았지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아메리카' /사진=AP

약 600만달러(약 80억원)에 달하는 '황금 변기'를 훔친 도둑들이 4년 만에 체포됐다.

8일(현지시간) BBC,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수사당국은 4년간의 추적 끝에 황금 변기를 훔친 일당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황금 변기는 이탈리아 조각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18K 금으로 만든 작품이다. 양변기의 뚜껑부터 레버까지 황금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으로, 제작 당시 금 103kg가 사용됐다.

황금 변기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거쳐 2019년 9월 영국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생가인 블레넘 궁전에서 전시되던 중 도난당했다.

이 작품은 배관이 연결돼 설치 장소에서 실제 변기로도 쓸 수 있었다. 전시 당시에도 예약을 통해 한 사람당 3분씩 변기 사용을 허용했는데, 이 때문에 궁전 측은 배관과 연결된 작품을 훔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시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변기는 사라졌다.

끈질긴 조사 끝에 용의자들을 붙잡았지만, 변기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변기를 녹여 금괴로 바꾸거나 돈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보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체포된 4명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28일 영국 옥스포드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