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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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일 14원 넘게 떨어지며 1340원대로 내려 앉았다. 간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틀 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면서 기준금리(연 5.25~5.5%)를 동결하고,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되는 메시지를 낸 여파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14원40전 떨어진 1342원90전에 마감했다. 지난 8월 24일(17원10전 하락) 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날 환율은 8원80전 내린 1348원50전에 개장한 후 1340원대 초반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를 보면 사실상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금융시장 긴축 발작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환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은 워싱턴 주재원은 이날 '2023년 11월 FOMC 회의 결과' 보고서를 통해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나 Fed는 입수되는 데이터, 최근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과 지정학적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당분간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배럴 당 80달러 언저리까지 떨어진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8센트(0.72%)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연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은 적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12월 FOMC가 있고 중동 문제도 불안한 부분이 남아있어 완전히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1400원 터치 가능성은 많이 낮아진 것 같다"고 관측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은 거론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FOMC 회의 때는 시장 참가자들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거래하면서 결과에 대한 반응이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며 "2일 환율이 단기적으로 저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2원80전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897원30전)보다 4원50전 하락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