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흥국으로 투자 수요 몰려
폴란드·그리스 ETF 수익률 20% 웃돌아
정치 혼란 제거되면서 반등 기대감 커져
올해 폴란드 ETF 수익률 19% ↑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유심히 보고 있는 곳은 폴란드다. 지난 16~20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아이셰어즈 MSCI 폴란드 ETF(EPOL)가 가장 높은 수익률(4.3%)을 기록했다. EPOL은 폴란드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 종목에 50%를 투자하는 상품이다. 올 들어 19.36%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전 정부가 추진했던 포퓰리즘 정책이 폐지될 가능성이 커지자 폴란드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 따르면 폴란드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0.3%, 0.5%씩 역성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조업이 위축된 탓이다.
유럽 컨설팅업체 라이언 스트래티직 자문사의 수석 애널리스트 피터 라이언은 "서유럽 IT업체들이 아웃소싱 허브로 폴란드를 선택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IT 서비스를 비롯해 독일어, 영어 등 다국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강점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문제아'에서 개혁 롤 모델로
폴란드와 더불어 그리스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X MSCI 그리스 ETF(GREK)'의 수익률도 지난 한 주간 1.36%를 기록했다. 올 초부터 22일까지 수익률은 25.95%에 이른다. GREK은 그리스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상위 25개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그리스 경제가 반등하면서 GREK의 수익률도 덩달아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 우파 성향의 키리아코스 미초타기스 총리가 2019년 집권한 뒤 친(親) 시장 정책을 펼치면서 경제 체질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국가 재정도 강화했다. 206%(2020년 기준)에 달하던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중은 지난해 170%대로 내려왔다. S&P는 그리스의 GDP 대비 부채 비중이 올해 말까지 146%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그리스도 수혜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다. 관광업은 그리스 GDP의 18~20%를 차지한다. 미초타기스 정부의 개혁 정책으로 공공 지출은 줄고 있지만, 실업률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2013년 27%에 달했던 실업률은 지난해 13%대로 떨어졌다.
기업들의 펀더멘털도 강화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4년 말 그리스 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율 평균값은 45%에 육박했다. 그리스 은행업계가 그리스 금융안정기금(HFSF)을 대주주로 받아들이며 혹독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그 결과 올해 6월 NPL 비율은 7.6%까지 감소했다. 부채비율이 감소하자 그리스 최대 은행 중 하나인 피레우스 은행은 내년 결산 시 배당금 지급을 시행할 방침이다. 피레우스가 배당을 결정한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 경제를 두고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해결한 그리스야말로 유럽과 미국이 따라 해야 하는 모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