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유입된 이민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고령화 심화로 노동력 감소에 시달리는 선진국이 이민을 통해 근로자를 수혈한 결과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8개 회원국으로 유입된 해외 이민자는 총 610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에 비해선 14% 늘었다. 해당 국가 영주권을 취득한 이민자도 지난해 280만 명(예비 수치)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선진국들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심화하자 취업 이민을 받는 데 적극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력 부족이 심화한 선진국일수록 노동인구 유입 비중이 컸다는 설명이다.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취업 이민은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독일 취업 이민자는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미국은 39% 증가한 105만 명을 받아들였다. 프랑스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30만1000명을, 영국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2만1000명을 맞이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임시거주지 제공 정책을 시행하면서 취업 이민자 수가 1년 전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OECD는 “취업 이민이 전체 이민 건수의 2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현지 고용률은 70%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의 실업률은 8%를 밑돌았다. 내국인 근로자의 고용률을 앞지르는 수준이다. 숙련 근로자가 부족한 선진국이 외국인을 고용하며 나타난 결과다. OECD 회원국에 유입되는 외국인 근로자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EU의 경우 현재 인구 증감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25년간 해외에서 총 5000만 명의 인구가 유입돼야 인구 구조가 안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