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에서 등받이를 뒤로 눕혀 논란이 된 여성.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고속버스에서 등받이를 뒤로 눕혀 논란이 된 여성.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고속버스 좌석 등받이를 최대한 뒤로 눕힌 젊은 여성 승객의 모습이 최근 공분을 산 가운데, 이 모습을 촬영해 제보한 목격자가 전후 상황을 전해 주목된다.

1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고속버스 민폐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린 제보자는 제작진과 통화에서 "여성이 잘못한 건 맞지만, 앞뒤 상황 없이 영상이 일파만파 퍼져서 비난받는 것 같아 조급 겁이 나기도 한다"고 운을 뗐다.

제보자는 처음부터 젊은 여성 A씨가 뒤로 등받이를 눕힌 것은 맞지만, 뒷자리 승객이 처음부터 정중하게 올려달라고 얘기한 게 아니라 발로 툭툭 치면서 반말로 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말로 하면 되지, 왜 사람을 툭툭 차냐"고 따지면서 뒷자리 승객과 소소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게소에 다녀온 A씨는 억하심정이 들었는지, 의자를 최대한 뒤로 눕혀버렸고, 이후 버스 기사가 중재에 나서며 영상에 담긴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앞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고속버스 민폐녀라는 제목의 3분가량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A씨는 나이가 지긋한 뒷자리 승객이 눕힌 의자를 올려달라고 하자 "못하겠다. 뒤에 사람 불편하다고 제가 불편할 순 없다. 나이 먹으면 다 어른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버스기사가 "조금만 올려달라. 뒤에 있는 분이 불편하다. 누워서 가는 리무진 버스가 아니라 일반 버스다. 조금만 양해 부탁드린다"고 정중히 말하자 A씨는 "아니 애초에 이만큼 숙이라고 만든 건데 뭐가 문제냐"며 짜증을 냈다.

기사가 "다른 사람한테 피해가 되니까 양해를 구하지 않나. 자유라는 게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누리는 거다"라고 타이르자 A씨는 "거절하는 것도 제 의사인 거다. 그걸 꼭 들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주위 승객들도 "그럴 거면 프리미엄 버스를 타라"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에도 A씨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자리 뒤로 옮겨 드릴까. 많이 불편하신 것 같은데. 조금만 올려달라고 하는 거다. 완전히 피라는 게 아니지 않나"라는 기사의 말에 "아니 뒷사람이 불편하신 거잖나"라고 말했다.

이에 B씨는 "이게 침대냐. 안방이냐"고 물었고 A씨는 "아니 그렇게 불편하면 차를 끌고 가시라"고 답했다. 이어 "너나 그래. 나 집에 (차) 없다"라는 말에 "그럼 불편해도 참고 가야지"라고 반말로 받아쳤고, B씨는 "어느 정도껏 해야지 정도껏"이라며 혀를 찼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
이후에도 A씨는 "아니 애초에 이렇게 만들어진 걸 어쩌라고"라며 언성을 높였다. 참다못한 뒷자리 승객이 "어이 젊은이, 조용히 좀 해. 잘한 거 없어"라고 타이르자 A씨는 "아니 그쪽 사모님 단속이나 하세요. 반말하고 큰소리치는데"라고 말했다.

급기야 B씨가 "너나 잘해"라고 하자 A씨는 "너나 잘해. 나이 먹으면 다 어른인 줄 아나"라며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보다 못한 기사는 "어른한테 그러시면"이라며 제지했다.

A씨는 "먼저 반말하고 큰소리치지 않나"라고 말하는가 하면 B씨가 "반말하게 만들었잖아"라고 하자 "그러니까 나도 반말하잖아"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그는 "너는 부모도 없니?"라는 말에는 "넌 없어? 존중받고 싶으면 먼저 그렇게 행동하시라"고 말한 뒤 "너나 그래"라는 B씨의 말에 "아니 그러니까 못 한다고. 존중 못 한다고. 바보냐? 씨X 진짜"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꾹 참고 있던 뒷자리 승객은 "뭐야"라고 말하며 재차 경고했다. B씨는 "나 살다가 이런 개망나니 처음 본다. 망나니도 이런 망나니 처음 본다"며 한숨 쉬었고, 결국 기사가 뒷자리 승객을 다른 좌석으로 이동시키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