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공대(MIT)의 연구실 스타트업인 머티리얼스르네상스는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할 때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양을 대폭 줄이는 기술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MIT 캠퍼스에서 지난달 중순 만난 이 회사 창업자인 보타오 황 최고기술책임자(CTO), 브라이스 타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존의 제련 방식을 넘어서는 친환경 기술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테크 경쟁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물량 경쟁 구도다. 한국이 리튬을 최대치로 활용한 고품질 배터리 제조에서 1위라면 중국은 내수용 전기차 공급에 막대한 지원금을 쏟아부으면서 저가형 배터리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대 약점은 환경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극재 재료인 전구체 제조 1위 중국은 생산 과정에서 각종 오·폐수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대자동차가 북미 광산 투자를 검토하면서 동시에 고려아연과 협업해 미국 내 친환경 제련 시설에 투자하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황 CTO는 “전기화학 기반의 신기술을 접목하면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개발의 요람으로 불리는 MIT에서도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이 여럿 설립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약 70조원 규모(143만6000t)에서 2050년 600조원가량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케임브리지=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