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도 시의회 앞 기억공간서 차례…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촉구
"길에서 맞는 두번째 명절"…이태원참사 유족 추석 합동차례
추석인 29일 서울 도심에서는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 차례가 각각 열렸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3시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참사 후 첫 추석을 맞아 합동 차례를 지냈다.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빼곡히 놓인 분향소 앞에는 사과·배·귤·수박·바나나 등 과일, 약밥과 떡이 놓인 차례상이 차려졌다.

행사에는 유가족, 종교인, 시민 등 100여명이 모여 희생자를 기리고 이태원특별법 즉각 제정, 대통령 공식 사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설날 이후 명절을 길에서 맞이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또 길에서 맞이하게 됐다"며 참사 후 두 번째 명절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1년 동안 애써서 잘 싸워왔기에 아이들도 뿌듯해할 것"이라며 "한 걸음씩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결과를 이뤄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용기 잃지 마시고 아이들이 오늘 외롭지 않게, 쓸쓸하지 않게, 다 같이 기쁜 마음으로 맞이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길에서 맞는 두번째 명절"…이태원참사 유족 추석 합동차례
불교,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단체는 차례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기도를 올렸다.

유족들은 묵념한 뒤 영정사진 앞에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붉어진 눈시울로 떠난 이의 사진을 마주했고 일부는 눈물을 터뜨리거나 오열하기도 했다.

이어 유가족은 분향소를 찾은 시민과 차례상 음식을 나눴다.

딸을 잃은 신지연 씨는 발언대에 올라 "정부가 무섭고 두려운 게 아니고 시민들에게 아이들이 잊힐까 봐 너무 두렵다"며 "이태원의 별들을 꼭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친형을 떠나보냈다는 임종민(34)씨는 가족 8명이 함께 왔다며 정부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면서 "일상생활로 복귀해야 하는데 여기 매여 있으니 답답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길에서 맞는 두번째 명절"…이태원참사 유족 추석 합동차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협)와 4·16연대도 이날 오후 4시16분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합동 차례를 열었다.

유가족과 시민 30여명이 자리를 지켰으며 차례상에는 곶감·약과·대추·배·사과·수박·피자 등 각종 음식과 소주·맥주·콜라 등 주류·음료가 올랐다.

김종기 가협 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이 별이 되고 나서 10번째 맞이하는 추석"이라며 몇백m 떨어진 곳에는 이태원 유가족이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는 기억하고 행동하고 함께해서 국민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모인 것"이라며 세월호·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주장했다.

또 이날 오전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에 5만명 넘게 동참했다며 "법이 제정돼야 오늘의 국민이 내일의 희생자·유가족이 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